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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과 초록 창문이 달린 방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699회 작성일 20-08-18 12:45

본문



빨강과 초록 창문이 달린 방 / 김 재 숙

 

 

차르랑 차르랑

신의 산을 오르는 하오午後의 잠결이

고뇌의 몰입과 두려움으로 눌리는

잠은 곧 깰 테지만

아방가르드 네 방에서

빨강과 초록이 섞인 꿈의 먼 창문까지

삶이 무채색 덩어리로 일렁이는

가시거리 근처

 

암흑에 뜯기는 청춘의 속살

아직 창에 비치는 간절한 신

푸르게 뜨거운 보색을 끌어 모아

혼잣말을 주룩주룩 흘리는

 

종종 길쭉한 입의 울음이

모르는 주소를 들고 옵니다

 

방은 비어가고

빛은 누구의 손에 구겨져 있느냐고.

 

 


댓글목록

코렐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가 점점더 눈이 부셔지네요. 색채, 의미, 향기 모든 것이 너무나 잘 부여되어있는 언어들이 영롱합니다. 의미 깊은 시어들이지만 또 관념적이거나 무겁게 느껴지지도 않구요. 문학상같은 곳에 응모하셔도 충분히 가능성 있을 것 같습니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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