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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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1회 작성일 20-08-20 04:43본문
적란운/창문바람
너는 참 높고 커다랗다
한가득 품고 있는 건 아마 웃음이니 행복이니
그런 무작정 좋은 것들
내 소원은 너에게서 부풀어 오르다 못해
빵빵 터져 나오는 그런 무작정 좋은 것들을
온몸 가득 품어보는 것이다
그런 네가 내리는 비는
누군가를 추위에 떨게 하지도
무언가를 무너트리지도 않을 것이다
너는 어느새 내 눈에 들어와 소나기를 뿌린다
단비는 슬퍼서 오는 것이 아니란 것을 잘 알았다
고개를 한껏 들고 쏟아지는 따스함으로 목을 축인다
썩어있다 여겼던 내가 피어난다
시들었다 여겼던 내가 피어난다
그렇게나 커다랗지만 때 하나 타지 않은 네 앞에서는
아무리 꽁꽁 싸매도 헐벗겨져 있는 것만 같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하기 전에
만발하는 그 웃음을 저절로 흉내 내게 된다
너로 인해 피어난 지금, 낮별들을 쬐며
바람결따라 펄럭이는 하얀 스커트를 본다
너는 그렇게나 커다랗지만
손으로 잡을 수 없구나
너는 그렇게나 커다랗지만
이 작은 눈동자 속에 담을 수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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