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그리운 거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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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76회 작성일 20-08-23 20:26본문
그래도, 그리운 거다
꿈이여,
세상이 참 아름답구나
오직 네 안에서 아름답구나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와
행인들의 정겨운 표정과
사람들이 서로 아껴주고
사랑하는 모습이
부드러운 햇살 아래
연두빛 향기를 머금고
아지랑이처럼 떠도는,
하... 그래서
마치 예쁜 영화의 한 장면 같은
그 풍경이
언제까지나 반복되는,
아늑한 화면
꿈을 깨어도,
슬프지 않으면 좋겠다
무슨 그런 송연(悚然)한 꿈이 있느냐고,
지금의 이 세상도 놀라지 않으면 좋겠다
꿈에서 깨어난 나도,
어리둥절 하지 않으면 좋겠다
언제나,
따뜻한 영혼이 그리운 거다
차가운 심장들이 북적이는,
방부제로 단련된 생활 속에
썩지 않을 외로움과
단절의 명함(名銜)을 서로 웃으며 건네는
참으로 명백한 소름이 돋는,
냉습(冷濕)한 이 세상이지만
그래도,
그리운 건 그리운 거다
귀천(歸天) 2
- 시인의 모습은 여전했다
한 잔 술에 불콰해진 얼굴이 고왔다 -
이제, 편안하십니까?
홀로 이승에 남은 부인이 그립다 했다
저승에서도 차마 놓지 못한 사랑
지상에서의 그의 삶은
너무, 고된 질곡(桎梏)의 삶이었다 한다
시인에게 물었다
그럼, 아름다운 소풍길은 뭡니까?
살아가는 동안 꿈이라도 고와야 하지 않겠냐고,
그러면서 지극히 단순한 얼굴로
나에게 말했다
진실한 시를 쓰고 싶으면,
네 영혼에서 피 한 방울 묻어나지 않는
고뇌는 말하지 말라고
부끄러워서, 빨리 꿈을 깨고 싶었다
시인이 말했다
아, 이 사람아
술이나 한 잔 하고 가
여기 하늘나라는
맛좋은 술이 모두 공짜야
- 繕乭 ,
(千祥炳, 1930년 1월 29일 ~ 1993년 4월 28일)
* 천상병 시인이 그토록 그리워하던 부인,
목순옥(본명 목현자)씨는 지난 2010년 8월에
타계하였다
하늘나라에서 그들의 반가운 해후(邂逅)가 있었으리라
댓글목록
빛날그날님의 댓글
빛날그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리움에 관한 한 제가 옛날에 쓴 글이 있어요.
그리움의 크기 재는 법, 이라는 제 졸시 아시죠?
그리움의 제 분신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어서요,
수거하지 못하는 그리움도 있어요.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밤 되시길...
(그리고 부러워하시지 마세요. 저 전세 살아요)
sundol님의 댓글의 댓글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수거하지 못하는 그리움..
하긴, 살다 보면 그런 게 있을 수도
그건 그렇고
전, 이 나이 되도록 집 한 칸 없답니다
요즘 시골에 빈 집이 그렇게 많다던데..
좀 알아봐야겠다는요~
그러니, 전세라도 사시는 꽃맘님을 부러워할 밖에
요즘 서울은 강북이라도 전세가 5억 이상
맘님이 계신 대전도 만만치 않겠지만요~
피플멘66님의 댓글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시 또 그리움
다시 또 사랑
임창정 노래 제목인데요
노래 참 좋더라고요
잘 듣고 있어요
sundol님의 댓글의 댓글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은 사실.. 별 영양가 없고
노래라도 들어주시니 고맙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