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루먹은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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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07회 작성일 20-08-26 10:41본문
비루먹은 언어 / 김 재 숙
거기 담벼락에 기댄 시時가 있어요
아픈 계절 출렁이던 뒷담 아래 그네들이
줄곧 뜯기던 상념을 곧게 올려
부추 꽃이 되고 씨를 뿌리는
한때는
당신이 들고 온 메마르고 건조한 시詩 한포기로
여름을 싸 먹고 겨울을 준비하며
모두의 비루悲淚 먹은 언어로
하루를 버티고
기다림의 별이 뜨기를 고대하던 뜰에
흰 부추 꽃 사방에 피었네요
그네들이 가득 찬 아득한 것들이 돌아올 것 같은
시時가 환장하는 이때에.
댓글목록
코렐리님의 댓글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훌륭한 시 잘 읽었습니다.
작품의 정적인 분위기가 향그럽고, 아픔의 계절이 출렁이는 담이라는 구절이 너무 좋네요. 유년 시절 청록빛 이끼가 낀 담장이 생각납니다. 메마른 포도알들이 포도 줄기 타고 맺혔는데요. 작고 시고 떫고. 다 어디로 간 것일까요?
흰 부추꽃의 이미지가 압도적이네요. 이 모든 이미지들 안에 잠재해 있는 어떤 간절한 정서 - 그것이 감동적입니다.
이것들을 잘 버무리시는 시창작 능력이 부럽습니다.
이하여백님의 댓글
이하여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목 하나로 모든 것이 설명 되는
내공이 느껴지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