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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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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718회 작성일 20-08-27 00:05

본문



그해 여름엔 담벼락에 유독 청록빛 그림자들이 짙었다. 바닷속으로 걸어들어가는 차가운 피아노 소리가 담벼락에 번져나갔다. 흰 건반과 검은 건반의 새끼발가락부터 조금 바닷물에 적셔졌다.  


連伊는 그 중 한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더니 나오지 않았다. 매끄러운 여름 한낮이 담벼락 덮은 나팔꽃 넝쿨을 미끄러져내렸다. 폐선 한 척이 이끼 돋은 시멘트 담의 부끄런 부분을 느리게 지나갔다. 


산에서 내려온 쑥국새 소리가 가까이 들려왔다. 


내 유년의 담 아래 텃밭 흰 부추꽃들이 속삭이듯 일렁거렸다. 


꽃잎은 하얀 혈관을 푸른 허공 속으로 내뻗었지만, 


줄기는 선명하게 가느라져 갔다. 


손을 대면 베일 것처럼

줄기에 서린 쪽빛은 곧고 싱싱했다.


쪽빛 숨소리 서늘하게 지나가는 내 망막에서도 

흰 부추꽃들이 자라 무성해졌다. 


바람도 불지 않는데 내 망막은 베인 자국 

깊이 갈라져 있는데 부추꽃들이 

내 망막이 함께 흔들렸다. 무언가 구부러진 것이

곧게 펴지는 소리 들려왔다. 


창문 반쯤 열린 에메랄드빛 하늘이 잠시 떨렸다. 빛나는 물방울같은 것들이 바람에 불려 날아가버렸다. 


그해 여름엔 

모두가 고통 속에 있었다.


담벼락도 부추꽃도 連伊도 나도 햇빛에 달구어진 황토 알갱이들도 공터에 죽어 엎드려있는 개 세마리들도 더러운 물 흘러가던 실개울도


모두 잔잔한 황홀 속에 

죽을만큼 외롭게 

침잠해있었다.     






   

 


댓글목록

날건달님의 댓글

profile_image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도 환상 열차를 타고 한때 상실감이 컸던 내 유년의 어느 날 풍경이 그려진 캔버스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부추꽃은 붉은선님 아래 시에서 따온 것이고 저도 본 적은 없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부추꽃에 대한 시라기보다 붉은선님 시에 대한 글입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참 좋은 시라는 말씀은 과찬이시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원래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서정시를 주기적으로 쓰는데요, 도발적인 시나 서정적인 시나 각자 나름대로 주는 즐거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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