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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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
물푸레가 푸릇한 하늘에게
느티가 물푸레의 주름진 가지들에게
이팝이 느티의 둥근 지붕에게
벚이 이팝의 하얀 쌀에게
소가 벚의 늠름한 둥치에게
참이 소의 오랜 그늘과 정신에게
은행이 참의 다람쥐와 도토리들에게
자작이 은행의 노란 지폐에게
먼이 자작의 먼데 자작자작거리던 소식들에게,
이파리와 이파리를 놓아 만든 초록의 사다리
그렇게
빛을 찾아 오르다 등이 굽어진 너희 가지들
나무가 나무에게
가을이 나무에게
나무가 가을에게
그리고 나무가 나에게 내 마음이 나무에게
전하는 소소한 위로,
잘 있었냐는 안부
그래서 이 계절 숲속의 빛이랑 잘들 지내는지.
댓글목록
빛날그날님의 댓글

너덜길님을 날건달님으로 착각했네요.
시의 빛깔로 보아 박무웅시인님의 시
를 섭렵하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실수는 용서해 주세요) 시가 좋습니다.
너덜길님의 댓글

오늘 오후 늦게 숲을 걷다가 쓴 시입니다.
원래는 퇴고하느라 시일이 좀 걸리는데,
오늘은 마음 가는대로 쭈욱 써 봤습니다.
좀 투박하지만 마음은 되레 상쾌해지네요.
박무웅 시인님의 시, 찾아 읽어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