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벽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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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457회 작성일 20-09-03 08:14본문
무너진 벽을 넘어
석촌 정금용
긍정과 겸허했던,
교육으로 다져진 아이가 쌓아올린 의식의 벽을 무너뜨렸다
가족은 물론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 저만의 초라한 성을 쌓아 그 안에 스스로 갇혔다
보고 놀란 두 양주의 가슴 벽은 맥없이 무너졌다
가지런했던 가족의 항상을 어지른 조현은,
천근보다 무거운 허탈의 무게를 아이의 어깨 위에 올려놓아 걷는 걸음걸이가 비틀거려 바람을 못 버티는 휘청거리는 코스모스가 되어
풀벌레도 알아 고르는 마음에 풍금 소리를 잃어버리고 허둥거리게 했다
소리 없이 훔쳐 간, 의식을 빼앗긴 마음의 외톨이가 된 아이의 본디를 어디서 무슨 수로 되찾을 수 있을까
생활 속에 녹아들어
복숭앗빛으로 물들어 보기만 해도 아까웠던 반듯한 그 얼굴을 언제 다시 만져볼 수 있으랴
조현이 마구 다뤄 볼품없이 구겨진 저 행티는 우리 애의 마음에서 우러난 것이 아니야
너무 어설피 다뤄 고장 난 의식의 허깨비야
너무 손쓸 틈 없이 흐트러 놓은 의지의 빈 허울일 거야
아이를 둘러싼 두터운 성벽을
제 손으로 허물어 무시로 만나볼 수 만져볼 수 있는, 앳된 장난기에 쾌활한 소년으로 돌아오는 그날까지
안타까이 기다릴 몇 해인가를 더 이상 강퍅해지지 않게 누가 날 좀 손봐 줘
없었던 일같이, 자다가 깬 듯 스스럼없이 반겨맞을 수 있도록 누가 안개에 둘러싸인 어둠을 움켜쥘 수 있도록 날 좀 추슬러 줘
차마 하고 싶지 않은 마지막 염려는, 들고 있기 너무 무거워 그냥 가슴속에 침묵으로 얼버무려 묻어둘래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래라 저래라 보담
다소 소극적이겠으나 필자의 심정을 헤아려
이랬으면 좋겠다는 정도로 조언하는 것이 나을 듯합니다
안 그래도 어지러운 작금입니다
코렐리님의 댓글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훌륭한 시 잘 읽었습니다.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황금가루를 뿌리며 다가서는 9월의 아침햇살 아래 다시 보니 다녀가신 여러 발자국이 지워졌네요
드맑은 여러 선각님들의 가르침에, 밀착된 다각의 언덕에서 공명합니다
퇴고는 미진한 제 마지막 처방이겠지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