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그치다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비 그치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941회 작성일 20-09-03 20:09

본문

비 그치다 



언젠가 산정호수에 가서 보았던 달빛. 

오늘 밤하늘에 걸린 달빛은 무엇이 다를까 생각하다가 

내 가슴 속 시퍼런 물결에게 물어보기로 한다. 

그때 보았던 냉이꽃에게 물어보기로 한다. 


거미줄이 새파랗다. 후박나무가 깨끗한 숨을 내쉰다. 나는 길게 뻗은 가지들을 헤집고 

더 깊이 들어가 달빛을 찾아보기로 한다. 그 여인은 맑게 훌러가는 물 속에 

여름을 남겼다. 그 여인은 물 고인 자리마다 숨막히는 

황홀을 남겼다. 달빛 안에서 후두둑거리는 소리

들려온다. 빗줄기가 떡갈나무 껍질 안으로 파고들어가는 

소리 들려온다. 폐선이 나뭇가지에 걸려있다. 


그대는 폐선의 삐그덕거리는 계단을 올라가 본 적 있는가? 그대는 반쯤 열린

어둠 속으로 폐선을 놓아보낸 적 있는가? 그대는 검은 뻘에 발목까지 빠지며

하구로 걸어가 본 적 있는가? 이 비 그치면 

그대는 운무 피오르는 가는 잎맥과 잎맥 사이의 그 길을 

어찌 호곡하려는가? 어제부터 오는 이 빗줄기들 속을 

조용히 지나가는 달빛은 아무려나 흔들리지 않는 

손길을 잎들 위에 던진다. 잎을 툭 건드리는 그 고통 하나 하나 

마치 빗줄기처럼. 허나 

빗줄기들도 보이지는 않고 소리만 들려오는 것들이 아니던가? 

나는 투명한 것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본다. 

나는 그대에게 가장 은밀하고 명징한 

맥박이고 싶었다. 달빛 기울어지는 물가에는 항상

연보랏빛 표정이 찰랑거리듯

나는 그대를 그렇게 지나가고 싶었다. 나는 아주 작은 가지 하나도 

내 무게로 인해 휘어지게하고 싶지 않았다.

   



 


댓글목록

너덜길님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비, 바람 그치고, 시는 이렇게 아름다운데,
제가 거니는 숲길의 메타세콰이어, 벚나무,
삼나무, 그리고 이름모를 꽃들이 곳곳에
쓰러져 있더군요.
비록 내 무게로 인해 쓰러진 것은 아니나,
언제나 현실은 시보다 시적이지요.
항상 유려하게 글을 푸시는 코렐리님,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댓글 감사드립니다.


그렇군요. 시가 무작정 비현실적인 것도 좋은 것은 아닐 듯합니다. 그것은 누가 봐도 수긍할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저는 현실적 비극을 잘 모릅니다. 그리고 잘 모르는 것은 쓸 자신이 없습니다. 그것을 인정할 수밖에요.
개인적 비극, 초현실적 비극의 테두리 안에 머물 수밖에 없네요. 개인적 비극 -> 초현실적 비극 -> 극복으로 가는 것은
제 생존방식과 관련된 것이라 저도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이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늘 좋게 읽어주시는 피플멘66시인님 같은 분이 계셔서 힘이 납니다. 언제나 한결같은 분이세요.

좋은 하루 되십시오.

붉은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끝 대목에서 명징하게 드러나는 삶의 철학이 느껴집니다  시인님의 ~~~

실타래를 푸는 듯 합니다  좋은시 잘 감상 했습니다 

편안한 하루 되셨기를 .......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삶의 철학이라기보다 그냥 갈구하는 것이겠죠. 요즘 born of fire 라는 이슬람영화를 보았는데
어떻게 저런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까 그냥 감탄만 하게 되더군요.

붉은선님 시야말로 향기가 감도는 훌륭한 시였습니다.

좋은 밤 되십시오.

Total 37,857건 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창작시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62 12-26
37856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 07:59
3785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 06:31
37854 힐링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0:05
37853 작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 06-15
37852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 06-15
37851 우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6-15
37850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6-15
37849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6-15
37848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6-15
37847 탱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6-15
37846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 06-15
3784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6-15
37844 나비처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 06-15
37843 탱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6-15
37842 정동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6-15
37841 넋두리하는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6-14
37840
꽃내음 댓글+ 2
작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6-14
37839 솔새김남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6-14
37838
쪽방 댓글+ 1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6-14
37837
바윗돌 2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6-14
37836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6-14
37835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6-14
37834 심휴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6-14
37833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6-14
37832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6-13
37831 최경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6-13
3783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06-13
37829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6-13
3782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6-13
37827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6-13
37826 민경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6-12
37825 탱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6-12
37824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6-12
37823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6-12
3782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6-12
37821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6-11
37820 최경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6-11
37819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6-11
37818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6-11
37817 심휴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6-11
37816
발견 댓글+ 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06-11
37815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6-10
37814
베개 댓글+ 2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6-10
37813 나비처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6-10
37812 민경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6-10
37811
거짓말쟁이 댓글+ 2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 06-10
37810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6-10
37809
무자치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6-10
37808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6-09
37807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 06-09
37806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06-09
37805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6-09
37804 우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6-08
37803 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6-08
37802
물잠자리 댓글+ 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 06-08
37801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 06-08
37800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6-07
37799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 06-07
3779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6-07
37797
채송화 댓글+ 2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6-07
37796 넋두리하는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6-06
37795 이강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6-06
37794 민경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 06-06
37793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6-06
37792 종ㅇ비행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6-06
37791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6-06
37790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6-06
37789
기형도(퇴고) 댓글+ 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6-06
37788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6-0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