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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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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2회 작성일 20-09-04 12:27

본문

모래 해변


  정민기



  달을 켜서
  밤바다를 비추고 있습니다
  철썩거리는 파도 밤새 짠 가래
  모래밭에 해감을 시키듯
  뱉고 있었습니다
  갈매기는 날개를 접고
  물 위에 표류하듯 떠 있습니다
  귀 기울이니 희미한 울음소리
  조가비를 드나드는 바닷바람이었습니다
  한 줄도 쓰지 못한 푸른 편지지
  자꾸만 속도전으로 출렁거렸습니다
  먼 섬이 실루엣으로 제 안부를 전했습니다
  모래밭에 쓰러져 잠들기 전에
  머리맡에 은하수 강물 흘려보냈습니다





  ㅡ시집 《나로도에서》(한국문학세상, 2020.08.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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