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물어지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962회 작성일 16-08-12 22:29본문
야물어지다
옥수수가 마른다고
밖에 너무 오래 두면
돌처럼 야물어져 이가 아프다고
너 댓살 아이를 달래 듯 주말 내내
어머니 잔걸음으로 나를 다녀가셨다
나는 이제 마당에서 혼자 새벽을 지키던
너른 평상처럼 잠이 옅어지는 나이
내 이고 진 짐을 내려놓을 곳이 없어
어스름 새벽녘 내다보는 베란다에서
맘 상한 아이처럼 옥수수 한 자루가
몸을 비스듬히 눕히고 있었다
옥수수는 무디어진 내 삶을
시위를 당기 듯 팽팽하게 당기며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던 글피의 시간들을
내 앞으로 모두 다 당겨 와서는
야물어져라
더 야물어져라
너 댓살 아이를 달래 듯 나를 달랜다
어스름 달빛아래에 자꾸자꾸 나를 불러 세운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8-17 15:04:39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무의(無疑)님의 댓글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 좀 봐라!
종주먹을 들이밀지 않는데도
제대로 아굴통 한 대
후려치네요.
감상하고 물러납니다.
박성우님의 댓글의 댓글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끔 그런 깨달음이 우릴
더 야물게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