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가져온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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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수리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61회 작성일 18-03-23 02:36본문
봄이 가져온 것들
봄은 소소하다, 줄에 널린 하얀 빨래를 흔들고 있거나
계단 밑 어린 고양이의 졸린 눈을 들여다보거나 늘어진
바지춤 뒤로 삐어져 나온 뒷집 박 영감의 겨울 내복을
잡아당기는 잔소리꾼이다
봄은 참으로 소소하다. 누런 벽지 도배도 해야 하며
입고 나갈 옷 걱정에, 입맛 잃은 셋째아이 생각에,
시어머니 생일상 차릴, 이런 저런 생각들에 흔들리는
오지랖이 되기도 한다
봄은, 텁텁한 입에는 풋풋한 것이 제격이라며 은근히
아내 눈치 보게 하는 투정꾼이다
삼월의 봄은 나지막이
그러나 크레셴도(crescendo)*로 노래한다.
오늘도 살아있음은, 이런 것들에 담긴 콧노래가
나를 흥얼거리고 있다
2018.3.23 퇴고
*점점 세게 연주하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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