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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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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91회 작성일 16-09-23 12:09

본문

물길

- DNA -

 

이영균

 

 

아무것도 모르기에 겉만 산 같은 저들

저들의 멍한 눈 속에 들어앉은 나

할머니가 자손을 낳았다부터 말할까

내 눈 속에서 귀를 잔뜩 키우며 기다리는 저들

머릿속의 어른들이 조바심을 내시며

입술로 나와 한 분씩 혀를 미신다

 

거룩히 모습을 드러내시며

말에 따라 나오신 귀가 큰 어른들

말에서 내려 내 눈 속에서 저들의 큰 귀를 꺼내

말을 집어넣으시고는 돌아오신다

 

당신의 무릎에 나를 앉히시고

어른들의 말씀을 내 속에 넣으시려

그 많은 어른의 말씀을

어린 내 큰 귀에 몰아넣으시던

귀가 커다란 아버지

 

뜻을 모르고는 아이들을 가르칠 수도

키울 수도 없다며

나의 말로 달려오시는 귀가 큰 어른들

저들의 큰 귀속에 머물게 해야만 한다

여전히 머릿속에 건재하신

귀가 큰 어른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9-29 10:22:47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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