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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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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44회 작성일 20-10-07 13:07

본문

가을 새

 

가을을 지니고도 가을을 모르는 가을 새는

가을이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도 가을인 줄 모른다

허공 저 깊은 곳 구석구석 다니면서

자신의 가을을 알고 싶어서

막막한 바람의 손 잡아보았다가

나뭇잎에 머물러

알 것 같은 가을에 대한 원망으로 울어도 보기도 한다

 

가을 잎 하나마다 붉어지고 싶은 그리움이

산으로 들로 갔다가 도시로 돌아오는 하루

퇴근길 같은 숨결로 정리해 보려는 그리움은

너무 무거운 발걸음같이 가슴에 스며들어 온 탓일까

사방으로 번진 가을 속의 작은 가을에는

시간의 아우성에 수시로 몸을 변화시킨다

 

가을이 가을 속에서 서 있는 건

가을 속에서 살다가 이미 가을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가을이 해마다 몸 붉히며 놓아둔 가을이

저 깊은 가을의 은은한 음악 한 소절 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가는 가을을 누구 하나 막아내는 이 하나 없었고

가을 평생을 사랑만 하다가

가을을 알지 못한 채 살아도 후회는 없다만은

 

올가을을 사랑하는 가을 소리가

확실한 빛깔로 늘 곁에서 손 내밀고 있었지만

이것이 가을이라고 말하기보다는

돌아보는 붉음과 지나가는 갈색의 대화 속에

가을의 가을 속에는

가을이 되는 법을 찾아

내 안에 스며든 가을을 다 둑이면서

이 가을 속으로 걸어가 가을을 사랑해야지

나지막하게 혼자말로

사랑하자 중얼 중얼 거리면서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10-13 12:59:16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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