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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아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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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레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91회 작성일 20-11-08 21:17

본문

맹아학교

 

 

바다는 몸을 출렁거려 자음과 모음을 낚아 푸른색이란 말과

바람과 창문을 파도위에 써 뭍으로 밀어낸다

 

아이들은 저마다의 작은 난로를 손에 쥐고

손 한 뼘 거리에 쌓인 지문을 털어낸다

 

온기 없는 책상 위에 손이 시린 글자들

 

바람, 바람개비에 걸리던 손가락

 

바다, 욕실에 담긴 잉어의 비늘

 

얼굴, 갯벌에 푹푹 빠지던 간지러운 발바닥

 

아이들이 단어를 익혀갈 때마다

선생님은 아이들을 받아 적어갔다

 

분필 뒤로 사각거리는 차가운 바람

바닥을 감돌았다

 

칠판을 두드릴 이유가 없이

말마다 고개를 끄덕이는 아이들

 

좀처럼 떠드는 소리 없고

아이들은 모두 귀를 기울이고

 

책을 더듬는 소리

   교실 안을 채운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11-19 18:29:02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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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KangCherl님의 댓글

profile_image EKangCher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말을 색깔로 표현할 수 있다니..
사각거리는 바람..
더듬는 소리도 있군요..
좋은 표현이 많습니다..
사실 오늘은 배우는 게 많은 날입니다..
임동규(시월)시인이 떠나는 날이었으니까요..
아무리 찾아도 시가 보이지를 않더군요..
저는 그의 시를 대부분 읽기 위해 노력했는데 아쉽습니다..
그분을 좋아했는데 사라지다니..
시작노트를 쓸 때의 열정으로 사라진 곳에서도 열심히 시를 쓰기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제가 옹졸하지 않았나 뒤돌아 보았지만 그렇지는 않다고 자위합니다..
고맙습니다..
^^*..

레떼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레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 글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고맙습니다..좋은 평가도 고맙지만, 부족한 점도 지적해 주시면
더욱 고맙겠습니다.

평온한 밤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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