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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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앞에서 / 부엌방
녹음과 단풍의 경계선을 긋는 가을비에 촉촉이 젖는 상수리 낙엽 앞에서 나는 무릎을 꿇고 바람은 그 등위에 현행범처럼 죄를 살피고 있다 그러나 누구도 그의 죄를 용서한다 모두 다 거울을 보는 듯 조용히 내일을 보고 만다 재작년 떨어진 낙엽들은 바람을 살펴본다 그 속은 곰팡이가 생기기 시작할 것으로 암묵으로 나무뿌리에 흡수만 되고 있을 때 작년의 낙엽은 그 위에 울고만 있다 가을비에 산소호흡기가 떼어지는 일이다 그 행방이 바람에 정해지고 숨을 거두고 있지만 가을비에 녹아들지를 못해 심장의 핏줄만을 선명히 보여주고만 있다
댓글목록
붉은선님의 댓글

작년 제가 내쉰 숨이 아직까지 붙어 있는지 가슴이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올 가을비는 너무 자주 와서 푹 삭아들것 같은 예감을 들게 하는 시어들이 참 좋습니다
저녁 잘 드시고 편한 잠 드시고 ~~^*^
늘 향기로운 시 감사합니다~~ 부엌방 아우님!
부엌방님의 댓글

항상
끼니처럼
챙겨주시니
죄송합니다
붉은선 누님
그리고
감사합니다 ^^
주손님의 댓글

비에 젖은 낙엽의 핏줄,
팔뚝에 드러난 파란, 낙엽의
그것 같은 늙은 핏줄에 힘을
모아봅니다 ㅎ
편안한 밤 도시길요!
부엌방님의 댓글

붉은 열정의 핏줄은
늙지 않지요
뜨거움 넘치는 삶으로
시와 항상 함께 하시는
주손시인님 가을에는
영원한 푸른 하늘처럼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