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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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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40회 작성일 19-05-01 07:59

본문

살 냄새

 

 

비가 온다

숭숭한 함석지붕 

벌건 이끼 빗물 스미고 

호젓이 상념과 황량한 틈

막연히 들어가

한 때 반짝이던 자취

한 늙은이가 어린동무들 소식 묻는다.

기별도 없는 세월의 문 여는 빈집들

누군가 기다린 인기척에 

목말라보니 간절함만 남아있는

방부제 기억 환청이 설움하구나.

 

넘쳐나듯

무심한 듯 소리 죽은 계절 계절은

덧입는 단추를 여미다 울컥 빗줄기 굵어진다.

한 시절 바르게 자라던 베풂의 자리들

유한한 공간이 영원하다

오순도순

오롯이 아이들만 개구쟁이로 남아있고

저 언덕 지나가는 길

허리 굽은 집들 속살이 묻혀있고

살 속 그득했던 감성의 밑바닥

쓸쓸한 향내가 난다

가슴 텅 빈 낙엽 진 흑백그림

다시 살 냄새 진동하는데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5-03 08:28:02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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