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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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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94회 작성일 19-02-22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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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미

활연




늦은 밤
밥상에 낟알을 늘어놓고 있는데
뒤편이 매의 눈썹이다
치미는 걸로 강물을 쓰자면
날마다 범람하겠지만

전등갓 쓴 한밤이
꿩의눈꽃처럼 애초롬하다
느자구 없는 불빛 벌레들과
동지섣달 기나긴 밤을
지느러미 없는 물고기를 블링블링 길어올렸으나
새하얘진 눈썹을 단 것은
부전이 부전이다, 하다가도 문득
꽁지깃이 시리다
시를 쓴다고 껍죽거리다 입에 풀칠이나 하겠나1)

시간에도 추가 있다
허공을 찌르는 치미도 없는
저울대는 쓸모없이 기울었다

결로 그렁그렁한 창밖으로
장목2)이 비끼었다



* 치미; 鴟尾, 雉尾
1) 박지웅 시 『밥줄』에서 가져옴.
2) 꿩의 꽁지깃.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2-25 17:25:19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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