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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거룩한 황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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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81회 작성일 19-02-07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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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거룩한 황홀

활연




   새가 뛰어내린 나뭇가지가 휘다가 멎는다.

   잠든 수피로 화관을 얹듯 떠돌이 말간 눈이 나뭇가지에 앉는다.

   가풀막 기어올라 흰 뼈를 묻은 능선이 휘어지면 멎음이라 쓰고 흰 새떼 산란을 읽는다.

   눈사람 이마를 짚어보듯 나무 인중에 손가락을 얹어보면 희디흰 침묵.

   능선엔 꽃이 버린 칼날이 수북하고 눈먼 나비 떼가 불의 뼈들을 흩뿌리고 있다.

   맨살로 건너온 바람이 꽃눈 물어다 멎어야, 산꼭대기 몸 부풀린 새들이 나뭇가지로 꽃을 옮긴다.

   칼날을 입에 문 꽃이 운다. 죽은 사람 등을 미는 자국눈 밟으며

   설움도 없이 서러운 곡비처럼.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2-10 15:11:22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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