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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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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목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03회 작성일 19-01-1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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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어탕




문금이 어머니는 이른 봄부터 된서리 내릴 때까지
논 구석을 기어서 미꾸라지를 잡았다
멀리서 보면 꼼짝 않고 논바닥에 앉은 학 같았다
말 안 듣는 새끼들처럼 자꾸만 도망가는 놈들을
악착같이 *뻘구덕을 기어 따라가 잡아서는
살이 쪄서 통통한 그놈들의 하얀 배를 씻기고
곱게 얼굴을 닦아서는 그 작은 몸으로,

살 오른 미꾸라지 같은 몸으로 뒤뚱뒤뚱

대야에 담아 이고 시장에 내다 팔았다
등골이 미꾸라지처럼 휘어져 갔다
그렇게 구불구불 다섯 아이들을 공부시켰다
도랑 치고 가재 잡고
*도구 치고 미꾸라지 잡고
왼종일 참으로 눈물겹기도 했다
천금 같은 해가 흘러 미꾸라지 용 되던 날
그중 한 아들이 사법고시에 붙던 날
그 집 장독대 옆 죽어가던 비파나무에 꽃이 피고
마을에는 집집마다 노오란 비자가 열렸다
모든 게 꿈만 같았다
어머니의 뜻을 받든 순한 아들은
추상같은 검사의 꿈을 키웠다
어여쁜 아내를 얻어, 저쪽에선 검사 사위를 봐서
미꾸라지처럼 탐스런 두 딸을 낳아 키웠다
세상은,
아들이 죽도록 공부했던 해석되지 않은 영어문장처럼  쉽지만 않았다

믿었던 아들이 등용문을 오르다 그만 떨어져

세상과 이별하고 말았으니,
온 동네의 우물이 말라버렸다
미꾸라지 꿈틀대던 도구며 논바닥이 쩍쩍 갈라져버렸다

아들은 제 몸을 갈아 추어탕 한 그릇을 어머니에게 받쳤다

추어탕을 먹을 때는
굳이 새파란 고추를 썰어 넣지 않아도
산초가루를 풀지 않아도
코끝이 시큰한 게 눈물이 난다



*뻘구덕-뻘 밭(뻘 논)
*도구-논에 물을 대기 위해 만든 물길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1-14 21:08:23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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