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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 내리는 가로등 불빛에 비친 마지막 잎새의 소묘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577회 작성일 19-01-12 15:55

본문

몰락한 왕조의 마지막 내시를 본다

폐위된 왕의 구두와 꿇은 무릎을 마주하며

지붕  위로 울러퍼지는 나각 소리처럼

길게 뽑아낸 구두끈의 양끝을 맞추는,

​낡은 쎄무 잠바 열린 지퍼 사이로

배꼽 위로 걸쳐진 벨트 버클이​ 오얏꽃 문양인,

바람이 진득해지는 자리에, 부슬부슬

치밀하게 겹쳐지는 필선

가로등 불빛이 밀랍처럼 긁히고 있다

급소를 노린 칼금들,

빛을 그리기 위해 어둠 쪽으로 던져진

사선 하나가  가로질렀을 뿐인데

금간 물병 자리에서 물이 새고

현이 끊긴 거문고 자리에서 음악이 멈추고

시리우스를 잃은 큰개자리에서

핏덩이처럼 뜨거운 하울링이 터지더니

성대 잃은 개들의 목청까지 울러퍼졌다

등사기 잉크 냄새가 진동하는 어둠이

유정란처럼 환한 빛을 부화 하고 있다

난각 아래로 비치는 핏줄처럼 드러나는

저 나뭇 가지들,


툭 떨어지는 빗방울 하나

어명처럼 받들며 검버섯 핀 잎새 한 잎

굽은 등을 주억인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1-17 19:27:14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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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삼생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작품입니다. 서사적인데 시 한편으로 작가가 의도 한데로 그의 상상속으로 들어가면
성공한 작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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