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장鳥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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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은 하나가 아니었다.
버려진 섬이기도 했다.
섬제비 둥지에
동백꽃 향기 닮은
어린 것들이 자란다.
핏줄 돋아 혓바닥처럼
날름거리는.
산천에 널린 꽃들 뼈까지
씹어서,
자운영 개구지꽃 섬개나리 혈육
비린 사방에 흩어버리는.
이 호흡 섬에 닿지 못할 지라도,
희디 흰 촉루가 뇌수腦髓와 함께
오지 않을 서쪽 늘 그리워하는,
풍향계처럼
황홀한 조장鳥葬.
비린내 물씬 풍기는
탯줄 하나 뿌리에 감고 싶어서
바다를 마주하면
꿈틀거리는 모든 것들이 입 없는.
푸른 등짐 지고
배 한 척 포구로 걸어들어온다.
더운 피 뚝뚝 듣는
내 흉통胸痛에는
섬보다도 더 오랜 역사가 있다.
댓글목록
꿈길따라님의 댓글

건강은 어떠신지요.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건강은 괜찮습니다.
서피랑님의 댓글

좋네요, ^^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어느 버려진 섬에서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방식을 노래하고 싶었는데, 머릿속에 이미지만 있고 시원하게 밖으로 나오지 않네요. 시로 쓰려면 정말 섬에 한번 갔다 와야 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