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 > 우수창작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우수창작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우수창작시

     (관리자 전용)

☞ 舊. 우수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창작의향기 게시판에 올라온 미등단작가의 작품중에서 선정되며,

 월단위 우수작 및 연말 시마을문학상 선정대상이 됩니다

우수 창작시 등록을 원하지 않는 경우 '창작의 향기' 운영자에게 쪽지를 주세요^^

(우수 창작시에 옮겨진 작품도 퇴고 및 수정이 가능합니다)


백록담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46회 작성일 18-11-07 00:21

본문



하얀 사슴이 있다고 했다 혹은 본 이가 아무도 없다고도 했다 정상에서는 고사목이 가시를 이리저리 뻗어 그 날카로운 끝으로 발기발기 지나가는 짐승의 살을 찢어버린다고 했다 선혈이 뚝뚝 듣는 심장 하나가 가시에 매달려 벌떡벌떡 뛰고 있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어느날 등산객이 가시에 붙은 하얀 털 한 줌을 발견한 뒤로 사람들은 백록담에 모여 들었다 사슴을 잡으려는 사람들이었다 세파에 찌든 사람들도 있었고 그저 노래하는 것이 좋았던 사람들도 있었다 바위같은 사람도 있었고 쑥국채처럼 낮고 응달진 사람들도 있었다 부끄럽기야 하늘을 졸졸 흘러가는 구름이 더 했으리라 


오르막으로 오르막으로 사람들은 흰 사슴을 좇아 걸어갔다 흰사슴이 하늘과 땅 사이를 배회한다고 들었기에 오직 검은 물 한 조각이 스르렁스르렁거리며 하늘 끝에서 노여워하고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었다 


사람들은 무리를 지어 산등성이를 기어 올랐다가 자꾸 넘어지면서 벼랑을 기어내려와 개족도리풀, 새끼노루귀, 참식나무 침범하는 산굼부리 움푹 함몰한 구멍까지 몰려가기도 했다 그렇게 오르락 내리락하는 도중에도 하얀 사슴은 눈에 띄지 않았다 산 정상에 고인 물은 날이 갈수록 더 검어져 갔다 한번 흔들린 물결은 멎지 않았다 


그러다가 어떤 사람이 자기 한 팔이 고사목이 되어가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고사목은 날카로운 촉루를 그의 몸 속으로 뻗어갔다 바람이 얼음조각처럼 휘몰아칠 때면 그는 자기 표정이 화석화되면서 굳건하고 메마른 것이 그의 연약한 내면을 감싸고 가두는 것이라고 느끼게 되었다 


그때 하얀 사슴 한 마리가 그의 박제가 된 팔을 뚫고 나왔다 아직 멀쩡했던 그의 또 다른 팔이 그 사슴을 붙잡으려고 하였으나 사슴은 펄쩍 뛰며 오름새를 단번에 올라가더니 차가운 물 안으로 뛰어 들었다 출렁출렁거리던 물이 금방 명경보다도 더 투명하게 하늘을 반사하였다 


그 사람은 호수를 그저 바라보다가 무심코 자기 팔을 보았는데, 잘린 팔은 사슴이 뛰어나온 화석화된 팔이 아니라 사슴을 잡으려고 했던 멀쩡한 팔이었다 그는 자신의 얼굴마저 고사목이 되어 하얀 사슴 한 마리 머리를 쪼개고 뛰어나왔으면 그런다면 얼마나 황홀할 것인가 하고 생각에 젖는 것이었다 그는 그 자리에 서서 한참 물을 바라보다가 결국 그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고 한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11-13 13:32:17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6,151건 29 페이지
우수창작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191 홍♂♀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0 11-26
4190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6 0 11-26
4189
치매 댓글+ 2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8 0 11-25
4188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1 0 11-25
4187
도토리 댓글+ 3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 0 11-24
4186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1 0 11-24
4185
누룽지의 길 댓글+ 6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 0 11-24
4184
숨, 차다 댓글+ 2
잡초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3 0 11-24
4183
아파트 댓글+ 3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9 0 11-23
4182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0 0 11-22
4181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3 0 11-22
4180 형식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 0 11-22
4179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8 0 11-21
4178
추영탑 댓글+ 4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0 0 11-21
4177 목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7 0 11-21
4176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0 0 11-21
4175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 0 11-21
4174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8 0 11-19
4173 호남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7 0 11-19
4172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3 0 11-19
4171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5 0 11-19
4170
후, 후! 댓글+ 1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6 0 11-18
4169 벼꽃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0 11-18
4168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 0 11-18
4167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0 0 11-17
4166
숲에 변절 댓글+ 8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7 0 11-17
4165 형식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 0 11-17
4164 박종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4 0 11-16
4163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9 0 11-13
4162 호남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7 0 11-13
4161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9 0 11-13
4160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8 0 11-12
4159 브르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 0 11-11
4158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9 0 11-11
4157 본죠비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 0 11-11
4156 해운대물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1 0 11-10
4155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0 0 11-10
4154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6 0 11-10
4153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2 0 11-10
415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5 0 11-10
4151 자신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 11-09
4150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8 0 11-09
4149
새 단장 댓글+ 6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 0 11-09
4148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0 0 11-09
4147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7 0 11-09
4146 달팽이걸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0 11-08
4145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 0 11-08
4144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9 0 11-08
4143 MrHw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 0 11-08
4142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0 0 11-08
4141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0 11-08
4140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1 0 11-08
4139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4 0 11-08
4138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7 0 11-08
4137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4 0 11-08
4136
키보드 댓글+ 2
자신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 0 11-07
4135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4 0 11-07
4134
낙엽 2 댓글+ 2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7 0 11-07
4133 호남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6 0 11-07
4132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5 0 11-07
4131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3 0 11-07
열람중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7 0 11-07
4129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 0 11-06
4128
싱싱한 일탈 댓글+ 10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5 0 11-06
4127 스펙트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2 1 11-06
4126
조장鳥葬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9 0 11-06
4125
관념의 길 댓글+ 2
개도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2 0 11-05
4124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5 0 11-05
4123 스펙트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0 0 11-05
4122
실내악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8 0 11-0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