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체른 > 우수창작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우수창작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우수창작시

     (관리자 전용)

☞ 舊. 우수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창작의향기 게시판에 올라온 미등단작가의 작품중에서 선정되며,

 월단위 우수작 및 연말 시마을문학상 선정대상이 됩니다

우수 창작시 등록을 원하지 않는 경우 '창작의 향기' 운영자에게 쪽지를 주세요^^

(우수 창작시에 옮겨진 작품도 퇴고 및 수정이 가능합니다)


루체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5회 작성일 18-11-18 00:04

본문





 

 

 

루체른 호숫가에는 바그너가 아내 코지마와 살았던 오두막집이 있어요. 버스로 찾아갈 때는 조심하세요. 표지판이 눈에 안 보일 정도로 작답니다.

 

좁은 길 한참 따라가다 보면 가파른 언덕이 있어요. 풀밭 따라 하늘로 오르는 것처럼 격렬한 언덕이. 거길 넘어가면 갑자기 너른 호수가 펼쳐진답니다. 비취를 녹여 불순물을 제거한 다음 거기 풀어놓은 것처럼. 망막 안에까지 침투하는 순결한 연록빛이지요. 하지만 독일글자라 잘 이해하지는 못하겠어요.

 

작곡가 바그너가 아내와 살던 오두막은 호수에 너무 가까이 붙어 있어서, 둘은 아마 호수물로 밥을 지어 먹고 호수물로 사이 좋게 세수를 했을 것 같아요.

 

내 애인이 人魚라서 나도 호숫가에 살고 있습니다. 미역빛깔 머리카락에 둥그스름한 얼굴, 말할 때 보조개가 움푹 패이는 물고기랍니다. 눈썹이 참 참해요, 물망초꽃이 호수물에 떠내려왔을 때 이 눈썹이 태어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루에 몇번 배가 호수를 지나갑니다. 호수를 들여다보면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여요. 얼핏 보면 배가 아주 얇은 유리창 위를 미끄러져가는 듯 보이기도 합니다.

 

나는 하루에 한번씩 人魚의 머리카락을 빗겨 줍니다. 저도 좋은지 간지러운지 꼬리로 수면을 찰싹찰싹 치는 통에 호수가 잠이 깹니다. 근처 지나가는 배의 구렛나루 선장님이 보고도 못 본 척 해줍니다. 늘 썬글라스를 껴서, 그분 눈동자가 호수를 닮은 퍼런 차돌맹이라는 것을 최근에야 알았어요.

 

가끔 물 위에 고개 빠꼼히 내밀고 人魚가 쫑알쫑알 말을 합니다. 호수 위 구름 지나가는 소리랑 비슷한 말입니다. 그런데 이상하지요. 전라도 황톳길 싸한 냄새 연상케 하는 토움土音人魚는 가졌답니다. 폐부 깊숙이 쥐어짜는 듯한 무거운 쉰 목소리 가졌답니다. 그런 목소리로 하루 종일 쫑알쫑알하고 있으니, 그 언밸런스함에 그만 웃고 말지요.

 

로렐라이전설 알지요? 人魚가 고운 노래 불러 지나가는 배를 홀려들여 난파시켰다는 전설. 나는 혹시 이 아이가 그 전설의 주인공이 아닐까 생각한 적 있답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이 아이는 노래를 잘 못 불러요. 이 노래 듣고 홀려 다가올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이 아이는 노래 부르는 것을 참 좋아해요.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11-23 08:37:26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6,151건 29 페이지
우수창작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191 홍♂♀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0 11-26
4190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6 0 11-26
4189
치매 댓글+ 2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8 0 11-25
4188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1 0 11-25
4187
도토리 댓글+ 3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 0 11-24
4186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1 0 11-24
4185
누룽지의 길 댓글+ 6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 0 11-24
4184
숨, 차다 댓글+ 2
잡초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3 0 11-24
4183
아파트 댓글+ 3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9 0 11-23
4182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0 0 11-22
4181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3 0 11-22
4180 형식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 0 11-22
4179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8 0 11-21
4178
추영탑 댓글+ 4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0 0 11-21
4177 목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7 0 11-21
4176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0 0 11-21
4175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 0 11-21
4174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8 0 11-19
4173 호남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8 0 11-19
4172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3 0 11-19
4171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5 0 11-19
4170
후, 후! 댓글+ 1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6 0 11-18
4169 벼꽃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0 11-18
열람중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 0 11-18
4167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0 0 11-17
4166
숲에 변절 댓글+ 8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7 0 11-17
4165 형식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 0 11-17
4164 박종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4 0 11-16
4163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9 0 11-13
4162 호남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7 0 11-13
4161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9 0 11-13
4160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8 0 11-12
4159 브르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 0 11-11
4158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9 0 11-11
4157 본죠비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 0 11-11
4156 해운대물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1 0 11-10
4155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1 0 11-10
4154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6 0 11-10
4153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2 0 11-10
415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5 0 11-10
4151 자신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 11-09
4150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8 0 11-09
4149
새 단장 댓글+ 6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 0 11-09
4148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1 0 11-09
4147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7 0 11-09
4146 달팽이걸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0 11-08
4145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 0 11-08
4144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0 0 11-08
4143 MrHw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 0 11-08
4142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0 0 11-08
4141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0 11-08
4140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 0 11-08
4139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4 0 11-08
4138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8 0 11-08
4137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4 0 11-08
4136
키보드 댓글+ 2
자신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 0 11-07
4135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4 0 11-07
4134
낙엽 2 댓글+ 2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8 0 11-07
4133 호남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7 0 11-07
4132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5 0 11-07
4131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4 0 11-07
4130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7 0 11-07
4129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 0 11-06
4128
싱싱한 일탈 댓글+ 10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5 0 11-06
4127 스펙트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2 1 11-06
4126
조장鳥葬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0 0 11-06
4125
관념의 길 댓글+ 2
개도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3 0 11-05
4124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5 0 11-05
4123 스펙트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0 0 11-05
4122
실내악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8 0 11-0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