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피랑 하늘길 > 우수창작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우수창작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우수창작시

     (관리자 전용)

☞ 舊. 우수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창작의향기 게시판에 올라온 미등단작가의 작품중에서 선정되며,

 월단위 우수작 및 연말 시마을문학상 선정대상이 됩니다

우수 창작시 등록을 원하지 않는 경우 '창작의 향기' 운영자에게 쪽지를 주세요^^

(우수 창작시에 옮겨진 작품도 퇴고 및 수정이 가능합니다)


서피랑 하늘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83회 작성일 18-11-22 07:59

본문





서피랑 하늘길 끝이 없는 피아노 건반이 위로 위로 뻗어 있다. 골목에는 막다른 곳이 있지만 음계에는 끝이 없다. 무한히 열려있어 가시 끝이 외로울 뿐.

 

피아노 건반을 밟고 아이들이 청공으로 뛰어 올라간다. 남자아이의 바지는 닳았고 여자아이의 치마에서는 녹슨 빨래비누 냄새가 났다. 총총 걸음 푸르름 속으로 녹아들어간다.

 

하얀 갈매기뼈가 파란 하늘 속 투명한 길을 유영해 가며 끼룩끼룩, 폐 속에 쌓인 이끼 바닷속으로 토해낸다. 폐렴 향기 난다. 가장 높은 건반 위에 선 아이가 제일 신났다.

 

아이들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투명한 웃음소리 무거운 벽돌처럼 뚝 뚝 허공에서 떨어진다. 타오르는 후박나무 위에도 후두둑 떨어진다.

 

지상에서 바라보면, 검은 계단과 하얀 계단이 서로 교차하는 바다. 하늘보다도 더 넓은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 파도가 휘파람 불듯이 아이들은 스스로를 변용하여 음표 하나마다 순결한 피 묻히면서 도에서 레가 되고 미에서 라가 되면서, 한 아이가 죽으면 다른 아이는 그 빈 자리를 하얀 손가락뼈째 변주곡 속에 슬쩍 끼어 넣는다.

 

한 아이가 웃는다. 빠진 앞니 사이로 새어나오는 숨이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 중 그 어느것도 닮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꼭대기 가 닿아도 절정까지는 건반 한 개가 더 남았다. 발목을 자르면 그 자리에서 또 다른 의미가 파초의 열꽃으로 부풀어오르는. 그 자리에는 자학과 황홀의 구분이 없다. 내 몸이 또 다른 울림통이 될 지라도, 잘린 발목은 피아노 건반 계단을 올라가 절정으로 다가간다.

 

아래를 쳐다보니 내 발목이 너무 짧다. 파도가 너무 가깝다. 섬들이 무리 지어 서식하는, 파란 대문 안에 나를 가두고.

 

아이들은 여전히 조각조각난 음표가 되어 불협화음과 어울려 뛰논다. 나는 그 가파른 언덕 올라가, 둥글둥글한 얼굴에 보조개 상긋상긋 웃는 여자아이 머리에 불협화음같은 만리향을 꽂아주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11-28 14:38:29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이종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서피랑 고갯길에서 피아노 계단을 밟으며 작곡을 하셨나 봅니다. 그 화음이 참 아름답게 들리네요. 좋은 곳에서 지은 곡에 시를 붙이고, 저는 앉아서 그 노래를 듣습니다. 시마을 문학상 금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저는 엉겁결에 그냥 묻혀간 것 같은 느낌이네요. 다른분들 좋은 시가 많아서.......

서피랑 고갯길 피아노계단을 직접 가 본 것은 아니고, 서피랑님 시를 읽고 떠오른 이미지를 그냥 적어 보았습니다. 통영에 다시 가면 섬들을 주욱 둘러보고 싶네요.

Total 6,151건 29 페이지
우수창작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191 홍♂♀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0 11-26
4190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7 0 11-26
4189
치매 댓글+ 2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9 0 11-25
4188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2 0 11-25
4187
도토리 댓글+ 3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 0 11-24
4186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2 0 11-24
4185
누룽지의 길 댓글+ 6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 0 11-24
4184
숨, 차다 댓글+ 2
잡초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3 0 11-24
4183
아파트 댓글+ 3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0 0 11-23
4182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1 0 11-22
열람중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4 0 11-22
4180 형식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 0 11-22
4179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9 0 11-21
4178
추영탑 댓글+ 4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0 0 11-21
4177 목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8 0 11-21
4176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1 0 11-21
4175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0 11-21
4174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9 0 11-19
4173 호남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8 0 11-19
4172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4 0 11-19
4171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6 0 11-19
4170
후, 후! 댓글+ 1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7 0 11-18
4169 벼꽃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0 11-18
4168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 0 11-18
4167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1 0 11-17
4166
숲에 변절 댓글+ 8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7 0 11-17
4165 형식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 0 11-17
4164 박종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5 0 11-16
4163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0 0 11-13
4162 호남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7 0 11-13
4161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0 0 11-13
4160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9 0 11-12
4159 브르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 0 11-11
4158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0 0 11-11
4157 본죠비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 0 11-11
4156 해운대물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1 0 11-10
4155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1 0 11-10
4154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7 0 11-10
4153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3 0 11-10
415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6 0 11-10
4151 자신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 11-09
4150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8 0 11-09
4149
새 단장 댓글+ 6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 0 11-09
4148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1 0 11-09
4147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7 0 11-09
4146 달팽이걸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0 11-08
4145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 0 11-08
4144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0 0 11-08
4143 MrHw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 0 11-08
4142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1 0 11-08
4141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0 11-08
4140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 0 11-08
4139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5 0 11-08
4138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8 0 11-08
4137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4 0 11-08
4136
키보드 댓글+ 2
자신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 0 11-07
4135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5 0 11-07
4134
낙엽 2 댓글+ 2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8 0 11-07
4133 호남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7 0 11-07
4132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6 0 11-07
4131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4 0 11-07
4130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7 0 11-07
4129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 0 11-06
4128
싱싱한 일탈 댓글+ 10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6 0 11-06
4127 스펙트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2 1 11-06
4126
조장鳥葬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0 0 11-06
4125
관념의 길 댓글+ 2
개도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3 0 11-05
4124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5 0 11-05
4123 스펙트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0 0 11-05
4122
실내악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8 0 11-0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