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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38회 작성일 15-10-21 16:42

본문

나 차라리
저 바다를 베고 침묵을 배운
칼이 되리다

저 홀로 떠밀려 와
부서지는 파도는 아니다

소리에 부서지는 바위는 아니다

깜깜한 밤,
먹구름을 지치고
달빛에 베이고

은사시나무
바다 위에 너풀거리는
물새 한 마리의 날갯짓에 베이고

희망의 돛을 펼친
수평선 위에 한 점으로 베이고

모든 것을 내려놓은 밤에
별똥별에 베이고

칼은
단 한 번도 칼집을 떠난 적이 없다

칼집을 베지 못한
천형의 그리움을 베지 못했다

서슬 퍼런 가슴이
바다에 끝이 닿으면
바다를 떠나 내 심장을 가를 뿐이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0-27 13:56:56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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