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1) 꽃 겨운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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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563회 작성일 17-04-14 14:27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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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겨운 오후
이영균
문득 꽃비에 대한 생각이 핀다
우거진 꽃 터널 자옥하게 내리는 꽃비
둘이 나란히 맞아 본다
길거리에 빽빽하게 서 있는 벚꽃 가로수
강릉 경포대에 뭉텅뭉텅 흐드러진 겹꽃으로 바꾸어 볼까?
꽃비가 함박눈이 되겠지
버스노선 내내 가로수도 벚나무고
아파트에도 온통 벚나무다
가는 곳마다 벚꽃 지천이다
뉴스에서 소개하는 새로운 벚꽃 명소에 푹 빠져
주말 스케줄을 잡으며 모두는 벌써
꽃비에 갇힌다
갇혔던 꽃비에서 벗어나기도 전
또 다른 명소인 개심사 왕 벚꽃이 소개된다
요즘은 꽃구경 가는 것보다
TV 화면으로 보는 꽃구경이 더 쉽다
이러다 2020년쯤에는 온통 벚꽃뿐일 거라는 걱정이다
돌아보면 사철 꽃은 바뀌어 피었었는데
봄 한 철 지나고 나면
더는 다른 꽃을 볼 수 없을 것 같아
벚나무를 다 뽑을 거라는 걱정이다
생각에 골똘한데 그 걱정 알았는지
화르르 꽃비 시샘하듯 봄비가 내린다
나무들 목이나 축였을까?
한, 반 시간쯤 겨우
개나리가 울타리로 우거진 화단엔
산수유가 노랗게 한 모금
빗방울 머금는 오후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4-17 11:50:57 창작시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이포님의 댓글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꽃뿐만 아니라 이 사회 우리들도
좋은 것만 좋아라! 무작정 추앙하다보면
꼭 필요한 것도 서로서로 조화로워야 하는 것도
모두 균형이 깨져
결국엔 너무 획일적이 되고 말아
이 사회가 폐쇄적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경고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