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는 아리송한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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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는 아리송한 새
석촌 정금용
허공에 붙어사는 하얀 새는 여느 새와는 달랐다
크기는 물론이려니와 오도 가도 못하게 휩싸여 부화를 기다리는 동안
어떻게나 푹신한 어머니 품속이었던지
느리긴 했지만
거리낌 없이 날아 안은 품안은 헤어날 길 없이 푹신해
깊은 꿈결 인 것 같기도
꾸민 것도 같아
불어도 날리지 않게
잡아도 잡히지 않게
시울 속에 살필 틈마저 메워
떠도 보이지 않는 몽클한 의식을 휘감아
물렁한 허방에서
풀벌레가
예서제서 무적霧笛 을 불어
가늠 할 수 있을 때까지는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빛살이 허둥거리는 갈피를
기슭에 바로 세운 다음에야
아리송했던 그 새가
부화되어 팔랑거리는 것들이 두루 섞인
푸른 산 중턱을 넘어 허공으로
돌아가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언뜻 되돌아서는 것에
의아해했던 적도
댓글목록
최현덕님의 댓글

강원도 도메산골인 흠한골이라는 곳에서 산적이 있었습니다.
워낙 높은 곳에 집이 있어서 아침에 일어나서 산 아래를 바라보면
마치 허공에 내가 떠 있는 모냥 눈 아래는 온통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 있었지요.
옛 풍경이 와락 쇠진해 지는 마음을 보듬도록 석촌 시인님의 시 한자락이 송글송글 추억을 불러옵니다.
건강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석촌 시인님!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새의 날개인지라
그 등에 올라 타고 푸른 저승이 얼마나 깊은지 디뎌보고 싶었답니다
현덕시인님 빛살이 보듬어 내려 줄 때까지는요 ㅎ ㅎ
고맙습니다
석촌
추영탑님의 댓글

그 새의 알 속에서 한나절 살아 본적이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딱새 한 마리가 막 부화하고 있더군요.
이 사람은, 산도가 아리송한지라 그 길 찾느라 부화하는데
세시간이 걸렸답니다.
자세히 보니 무릉계곡인데 심곡주를 즐기는 '최모 신선'이 사는 곳, 이런
팻말이 꽂혀있더군요. ㅎㅎ *^^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산정에서는 지호지간일 텐데
길게 돌아 오셨네요 ^^
약도에도 보이지 않는 무릉을 찾아 ㅎㅎ
최모 신선은 흠한골에 산신령이시랍니다
고맙습니다
석촌
라라리베님의 댓글

허공에 붙어 사는 하얀새의 날갯짓
고달픈 세상살이도 새의 날갯짓에 다
날아갔으면 좋겠네요
구름에 가려져 있는 듯한
신비함에 꿈결처럼 한참 머물러 봅니다~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디뎌 볼 수도 없이 깊은 허공이기에
날개젓는 새를 빌어 따라가 보았습니다 ^^
너무나 커다란 솜사탕을 맛 보면서요 ㅎㅎ
달큼하기보다는 망연했지만요
고맙습니다
석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