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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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아 내 사랑아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
늙은 애비 혼자 두고 영영 어딜 갔느냐.“
세상은 그들을 괴물이라고 불렀다 12월 어느 늦은 밤 나는 그들을 봤다 단상에 올라서서
마이크를 잡는다 가슴이 검붉었다 입을 때고 한마디를 내뱉는 순간 그것은 사람이 낼 수
있는 언어가 아니었다
4월의 어느 봄날 아이들은 봄바람이 좋아 바람이 부는 제주로 놀러가다 푸른 강철 고래에
게 잡혀먹고 말았다 아이들을 구해야한다면서 조타는 선장을 잃어버리고 선무당들이 수맥
을 찾아 잠수한다 굿을 볼 때는 북소리와 방울소리만 요란한 법이니 통곡소리를 덮기에 좋
아보인다 고래는 도망가 버렸고 울분이 터져 나라님보러 가려했더니 시체장사하려 한다며
온 세상이 비난한다 그들은 그렇게 괴물로 타락해버렸다 그들의 이름은 ‘부모‘였다
흔들리는 촛불들이 어둠 속에서 바다를 이루자 괴이한 소리가 마이크 밖으로 퍼졌다 사람
의 마음이 무너져 언어를 잃어버렸을 때 내는 소리였다 괴성이 차디찬 눈보라 속에 엉키어
광장에 퍼진다 결국 겨울이 오고 말았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9-20 19:51:05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문득, 물꾸럭과 같은 물괴의 모습으로 세월의 사월을 훔쳐봅니다
이후, 흘러 흘러 도로 겨울로 거슬러버린...
오랜만입니다
서피랑님의 댓글

오랫만에 뵙네요,
자주 오셔서 좋은 시 많이 들려주십시오`
바람 불던, 팽목항을 잊을 수 없습니다. 사람이 낼 수 없는 그 언어가..
오랫동안 귓전을 떠나지 않더군요..
우리는 앞으로도 많은 빚을 지고 살아가야 겟죠,
괴물은 늘 우리 속에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구요...
동피랑님의 댓글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겠습니까?
물망초 꽃말이 왜 생겼는지 알겠습니다.
시간이 괴물의 변명이 되는 일은 없어야지요.
이곳은 가을에다 연휴가 임박했네요.
명절을 어떻게 보내실지 모르지만 마음도 살림도 넉넉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