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과 천연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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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과 천연색
석촌 정금용
멋쩍어
비스듬하게 폼을 잡고
찰칵하는 순간 들어와 박힌 것은 청춘이었고
인생이었다
겉으로는
검고 흰 단색이지만 꼼꼼히 들여다보니 천연색
바람도 일고 잎도 물들은
무심한 듯한 무표정들이 하나씩 되살아나
50년도 당겨오고 70년도 끌어놓아
흑백사진 한 장이 시네마스코프 스크린 총천연색이다
한쪽에 묻혀 숨도 쉬지 못하던 것들이
산토끼로 튀어나와
숨 가쁘게 활기차게 뇌리 속을 마구 헤쳐
비로소
평생 애달팠던 고운 손길 닿아보고
별이 사는 눈동자를 시울 안에 담아 보는
시방은
주체할 길 없는 천연색 사방
반상에
흑과 백으로 돌아가 화점에 걸치 듯
울컥울컥 복기해 보는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지난 흑백사진 속에는
푸른색이 더 강렬했을성 싶습니다
떠나는 가을에 어쩔수 없이 과거를 회상 하시는군요
흑백이지만 영원한 표상 같은 그 속에 느끼는 감정들을
현실에 이입하시는 활기찬 통찰 력을 기대해 봅니다
평안을 빕니다.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천연색은 아니라도
마음으로 입힌 채색이 흑백릉 짙게 물들여
희미해지는 속내를 밝혀줍니다
바둑판에 화점에 걸쳐 포석하 듯 복기하게 합니다
고맙습니다
석촌
라라리베님의 댓글

무채색으로 퇘색해 버린 시간이지만
그 속에 설레였을 순간들은 분명
무지개빛보다 더 환한 이름다움이었을 것입니다
가슴속에 번치 않는 그 날들을
떠올려 주시네요 감사합니다
아름답게 채색된 시간 속 행복한 가을 되세요~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미술시간도 아닌데
무지개 빛처럼 사방이 물들어갑니다
기억은 소박하지만
마음은 자꾸만 짙어지려 합니다^^
가을 탓이겠지만요 ㅎ ㅎ
고맙습니다
석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