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보다가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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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보다가 그만
석촌 정금용
그림자마저 흐릿한 한 밤중
허공을 궤는 버팀목 소나무 위에
걸렸는지 내려앉았는지 보일 듯 말 듯한
푸른 날개 옷자락을 펄럭이다
저만치에서
솔가지로 가린 낯에 눈빛으로만
어서 일어나 내다보라고
머리맡으로 쪽지를 내밀어
반가움에 창을 열자
하얗게 부서지는 은색 벌판 한 가운데
꾸미지도
향내도 지니지 않아
웅숭깊어 빠져 나올 수 없는 알짜 참 얼굴
고픈 마음에
싶은 까닭에
님을 빼고 보면 여백뿐인 허공에
높다랗게 느지막하게
샛별이 가리키는 서쪽 길로 나지막이 내려서는
님 모습에 빠져 잠은 달아나고
땅이 꺼지라 뛰어가다 숨을 몰아
쏘아서는 아니 될 과녁에 눈총을 쏘고 말았네요
뚫어지라
눈이 시리도록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9-13 11:59:20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최현덕님의 댓글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간 강녕하셨는지요?
글이 갈 수록 영롱한 빛이 납니다.
사정이 있어서 시말을 떠나 있었지만 석촌 시인님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늘 창작에 빛을 내고 계신 석촌 시인님께 응원에 박수 보내드립니다.
건강하시고 드높은 가을 하늘에 매달린 빨랫줄에 시인님의 글이 주렁주렁 열리시길 기원드립니다.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원, 세상에나
무소식 짜자장도 이쯤이면 국전에 출품할 만 합니다 ^^
아니 할 생각도 들었답니다
쪽지에도 대답도 없어
최현덕시인님
박이 여물어지는 날이 온다면 함께 웃으며 >>> 슬근슬근 타보실까요 ㅎ ㅎ
고맙습니다
석촌
두무지님의 댓글

푸른 소나무 위에 맑은 달빛처럼
고고한 빛이 납니다
날로 맑아지는 가슴에 빛,
그런 빛이 있기에 가능하리라 믿습니다.
머리속에 잠시 맑아지는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중추도 머잖은데
청풍공산만월이 어찌 그림으로만 머물러서야 ㅎㅎ
월향이를 살그머니 손짓해 불렀지요 ^^
솔가지도 한가롭기에
고맙습니다
석촌
추영탑님의 댓글

백여리 따라가다 길 잃고 돌아옵니다.
알듯 모를 듯, 한참을 끌고 다니다가 님을 만났네요.
사람 눈을 고로코롬 헷갈리게 하면 쓰나요? 석촌 시성님!
ㅎㅎ *^^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몰카 하셨나요
은미하기 그지없는 야 삼경에 ㅎ ㅎ
저도 슬쩍 얼굴만 훔쳐 보고 그쳤답니다 ^^**
중춧날 저녁을 기다려 보소서 ㅎ
고맙습니다
석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