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퇴로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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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퇴로 / 추영탑
저장할 곳 없는 세상 들고나는 사랑
한 톨, 두 톨 세다가,
한 덩어리 두 덩어리 세다가
바람의 무두질에 내가 다 닳았네
미늘 떨어진 낚싯바늘에 코를 꿰이고도 빠져버린
세월, 초침소리도 세어 보는데
멀리로만 서성이는 비늘 없는 그림자들
낙지의 두피처럼 부드러운 느낌도 있었는데
쓸데 없이 별 하나 삼키고 죽은 달이 머리
위로 지나가네
달빛 새는 동쪽과 별빛 주워 먹는 서쪽과
장막 같온 안개 속에서 움직이는 사랑
한 마리가 곁눈질도 해 보다가
손가락으로 나를 숟가락질 하네
심장에서 나선 피 길 찾는 소리
어절과 어절 사이를 떠돌던 말꼬리에
숨어버린 사랑 한 매듭, 말의 화석 사이
오늘의 사랑이 낙조에 쫓기고 있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5-28 15:15:35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최현덕님의 댓글

사랑의 본거지는 들쑥날쑥 하더군요.
내사랑도 때로는 어디로 튈지 몰라서 허둥지둥 할 때도 있구요.
사랑이란 가둘 수도 매 놓을 수도 없는 무량한 것이니
어쩌겠습니까, 마음으로 바싹 옹켜 매는 수 밖에요.ㅎ ㅎ ㅎ
편안한 밤 되세요. 추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글은 별로지만 제목을 다는데 많이 망서렸습니다.
글을 먼저 쓰고 제목을 붙이는 버릇이 있어서 그런가 보죠.
사랑도 한 톨, 두 톨 세다가
한 덩어리, 두 덩어리 세다가,
한 마리. 두 마리로 세 봅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최시인님! *^^
라라리베님의 댓글

바람의 무두질에 내가 다 닳더라도
사랑을 안해 본 것보다는 사랑을 해본 것이
세상에 태어난 보람이 있을까요
어딘가 바람이 스쳐가는 듯
가슴이 시려오는 시입니다
추영탑 시인님 감사합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사랑처럼 변명이 많이도 매달리는 어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면서 변명하다가,
헤어지고 변명하다가,
다시 그 사랑을 그리워하며 또 변명을 합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라라리베 시인님! *^^
두무지님의 댓글

사랑의 퇴로
어쩌면 좀 좁은 것 같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고속도로처럼 훵 뚫린 대로 같기도 합니다
누가 사랑에 미로라고 명명했는지 모르지만,
저는 아직껏 사랑에 갇혀 본일이 없어 허둥대던 기억도 없습니다
늘 좋은 마음 깊숙이 담고 갑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봄의 마지막을 핑계하는 겁니다.
갇혔거나 탈출했거나, 마음은 항상 거기에 놓고 있습니다.
미로 같은 퇴로? 퇴로 같은 미로?
퇴로에서 출구를 보는 아쉬움까지... 감사합니다. *^^
정석촌님의 댓글

정이 월
삼사 월을 기절초풍하게 읊으셨네요 ^^
세월을 한 숟가락씩 허물어내는 노을도 달콤합니다 ㅎ ㅎ
고맙습니다
석촌
추영탑님의 댓글

그래도 아직 살아있으니 그런
기절초풍이라면 백 번은 견디겠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