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 > 우수창작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우수창작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우수창작시

     (관리자 전용)

☞ 舊. 우수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창작의향기 게시판에 올라온 미등단작가의 작품중에서 선정되며,

 월단위 우수작 및 연말 시마을문학상 선정대상이 됩니다

우수 창작시 등록을 원하지 않는 경우 '창작의 향기' 운영자에게 쪽지를 주세요^^

(우수 창작시에 옮겨진 작품도 퇴고 및 수정이 가능합니다)


낙화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580회 작성일 18-04-22 14:05

본문

밤새 비늘 치는 소리

연분홍 비늘을 쓸어 내리는 빗물이 귓전에서 배수 되지 않는 밤이다.

도다리처럼 살이 오른 풍경의 아가미 밑을 타고

내장을 파내면 반쯤 소화된 눈사람의 눈섭과 고드름의 손톱들,

위산보다 독한 어둠이 분비되어 별들도 녹아버린 밤인데, 

둥치 보다 느리게 부식된 빈 가지 사이를 서성이는

아직 잔가시 녹지 않은 눈송이의 입김이 딸려 나온다


수천만번 칼을 맞고도 끝내 쪼개지지 않는 도마를 꿈꾸어

빗살을 칼금처럼 받으며 목질을 단련하는 나무의 시간이

한꺼번에 쓰러질수도 있는 도미노의 표정으로 줄을 서 있던,


벚꽃 터널 아래서 소화 불량을 꿈꾸며 정체 되었던 순간

산채로 드러나던 웃음의 잔뼈들은 아직도 가지런 하고

비늘을 반이나 쳐내고도 바람은 시퍼렇게 살아서 팔딱거린다


*해아래서 모든 수고가 바람을 잡는 일이라니, 

돈줄을 잡고, 생사람을 잡고, 집을 장만하는 일이 아니라니,

바람 잘날 없는 가지의 바람을 잡고, 바람 난 여자의 바람을 잡고,

수확을 앞둔 들판의 태풍을 잡는 일이라니,

날려간 아픔들이 총총 박혀 있는 바람의 결을 거슬러 비늘을 치고

보이는데로 집어 삼키는 태풍의 눈을 감기기 위해

바람의 대가리를 자르고, 

채우면 채울수록 허기지는 내장을 파내는 일이라니

해아래서 모든 수고가 

눈에 보이지 않는 숨결을 잡는 형이상학이라니,



머리와 내장에서 놓여난 바람을

내 안에 방생하기 위해 바람을 잡는 봄밤이다.



*전도서 2장 11절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4-26 15:40:32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라라리베님의 댓글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공덕수 시인님 반가워요~
지난번 시를 완성하셨군요
배수되지않는 빗물이 담아 놓은 밤의 뒷면이
거침없는 사유로 질퍽합니다
채우면 채울수록 허기지는 내장을 파내는 일처럼
땅 저 밑바닥부터 울려오는 진동처럼
시퍼렇게 살아서 팔딱거리는 바람 속에
곰곰 서있어 보았습니다
몇번을 들여다 봐야 그 깊이를 알 것 같습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공덕수 시인님^^

Total 6,151건 39 페이지
우수창작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491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6 0 05-08
3490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1 0 05-13
348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1 0 05-13
3488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 0 05-13
3487 감디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0 0 05-12
3486 여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 0 05-11
3485 공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 0 05-11
3484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5 0 05-11
3483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0 0 05-09
3482 감디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6 0 05-09
3481 이주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4 0 05-08
3480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6 0 05-08
3479 감디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8 0 05-07
3478
시작 노트 댓글+ 3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3 0 05-06
3477 한양02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 0 05-06
3476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5 0 05-06
3475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2 0 05-06
3474
넝쿨 장미 댓글+ 1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4 0 05-05
3473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0 0 05-05
3472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4 0 05-03
3471 일하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5 0 05-02
3470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1 0 05-02
3469 풍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9 0 05-02
3468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7 0 05-02
3467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4 0 05-02
3466 목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4 0 05-01
3465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5 0 05-01
3464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0 0 04-30
3463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4 0 04-30
3462 pyu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9 0 04-30
3461
모정 댓글+ 4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9 0 04-30
3460
연애사 댓글+ 4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8 0 04-30
3459 잡초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6 0 04-30
3458
오월의 연가 댓글+ 1
박종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8 0 04-29
3457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5 0 04-28
3456 영등포74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2 0 04-27
3455
텍스트(text) 댓글+ 2
우수리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0 0 04-27
3454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5 0 04-26
3453
계절의 행렬 댓글+ 6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3 0 04-26
3452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6 0 04-26
3451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0 0 04-26
3450 부산청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3 0 04-25
3449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9 0 04-25
3448
봄날 댓글+ 2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8 0 04-25
3447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3 0 04-25
3446 공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8 0 04-25
3445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1 0 04-25
3444
넬라 판타시아 댓글+ 10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2 0 04-23
3443 터모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4 0 04-22
3442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1 0 04-22
열람중
낙화 댓글+ 1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1 0 04-22
3440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2 0 04-22
3439
36.5℃ ex.ver 댓글+ 2
터모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1 0 04-21
3438
종이비행기 댓글+ 2
우수리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2 0 04-21
3437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0 0 04-21
3436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8 0 04-20
3435 가을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6 0 04-19
3434 우수리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8 0 04-18
3433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5 0 04-15
3432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5 0 04-12
3431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8 0 04-11
3430 예향박소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2 0 04-11
3429 셀레김정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0 0 04-11
3428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6 0 04-10
3427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5 0 04-10
3426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3 0 04-10
3425 형식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1 0 04-06
3424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8 0 04-17
3423
화식전 댓글+ 4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3 0 04-17
3422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9 0 04-1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