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큰 여자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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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큰 여자 /추영탑
내 시선은 툭 떨어질 봄의 마침표를 찾아
피었다 시드는
모란의 붉은 치맛단을 놓지 못한다
꽃들은 제 명줄을 놓을 때마다
다음에 필 꽃을 호명하는데
이제 모란은 가고 장미家가 분주해졌다
저를 불러준 모란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어도
장미는 제 순서를 잊지 않는다
집안을 온통 초록으로 단장하고
가솔들을 모아 피어날 순서를 정해 주고
밥술 든든히 먹여 봉오리마다 가장튼실하고 예쁜
모습으로 세상에 내보내려 할 것이다
꽃들은 너도 나도 장미의 붉은
목청을 기다릴 것인데
우리 집에서는 누가 그 소리를 먼저 들을까
눈은 작아 안 보여도 입은 큰 백합이
장미의 옆을 지키며
긴 꽃대를 송수신기로 뽑아 올리고 있다
장미만 쳐다보는 저 입 큰 여자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5-04 10:24:28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라라리베님의 댓글

장미를 쳐다보는 입 큰여자 백합
재밌네요 금방이라도 백합의 입에서 무슨 예기가
흘러나올 것 같습니다
5월이 되면 장미가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고
울타리마다 장미향이 가득 피어나겠지요
시인님 댁에는 꽃들이 많아 좋으시겠습니다
향기로운 시 감사합니다 추영탑 시인님
최우수상 수상도 거듭 축하드립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향기로도 서로를 다투는
사이지요.
장미는 향이 은은하고 백합은 더
진한 편이지요.
동시에 안 피니 천만 다행입니다.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라리베 시인님! *^^
정석촌님의 댓글

장미만 불러주셔요
백합도 부르면 전 싫어요 ~ ~ 여름을 끌고 오걸랑요 ㅎ ㅎ
입 크다고 구박까지 하셨잖아요 ㅋ ㅋ
영탑시인님 내쳐 석권하셔요 다음 달에도
고맙습니다
석촌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걱정하지 마세요. 장미가 지고나면 백합이 필
테니까요.
입이 커서 향기도 일픔이거든요. ㅎㅎ
감사합니다. 석촌 시인님! *^^
두무지님의 댓글

장미를 쳐다보는 입 큰 여자의 향기가
세상을 찌릅니다.
무언가 자신의 부족함을 향기로 채우려는지,
생각의 깊이가 점점 좋아지는 느낌 입니다
휴일 평안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넝쿨장미가 울타리에 걸쳐 봉오리, 봉오리 달려 있습니다.
언젠가는 그 장미도 질테고, 그날 백합의 이름을 부르지
않을까?
정말 화창한 일요일 입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십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