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의 소리굽쇠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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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소리굽쇠 /추영탑
석쇠 위에서 돼지의 소리굽쇠가 목청을
되찾으려고 지글지글 끊는다
산채로 발인 되던 그날,
한 나절을 넘기지 못한
단 한 번의 외출로 목청을 잃어버리고
함박눈처럼 흩어진
살점은 오므라드는데 연기로 송신 되는
우리 속 미처 다 뱉어내지 못한 소리들
아직도 허기의 굽이굽이엔 삼겹으로 점철된
시간이 들어있다
씨돼지로 선택되지 못해 춘추 일 년을 넘기지
못한 운명이 피를 말리며 불 위를 건넌다
석쇠(釋―) 소리를 기억하지 못하는
살점 하나가 나무젓가락에 대롱대롱 매달려
누군가의 입으로 올려지고 있다
허공에 공명하였으나 U턴하지 못하고
구수한 냄새로 구워지는
그들의 잃어버린 함성들
“빨리 밥 줘~~~!”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5-11 11:21:04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최현덕님의 댓글

벌써부터 군침이 사르르르...
누릿하게 구워진 삼겹살에 쐬주 한잔, 카아~~
어쩜, 이렇듯 표현의 절정이신가요.
추 시인님께 한 잔 올리고 삼겹살 한 쌈 싸서 올립니다.
식사는 천천히 하십시요. ㅎ ㅎ ㅎ
3월의 장원에 뽑히신 축하 인사가 늦었습니다.
축하, 축하 추카드립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형님께서 타계하셨다고 하셨지요?
경황 중에도 찾아오셔서 축하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마음 추스리시고 함께 삼겹살에 술 한 잔!
감사합니다. 4월에는 최시인님께서 그 자리를 ....
두무지님의 댓글

지글지글!
하나의 운명이 뜨겁게 사라지는 순간 입니다.
그 속에 식욕을 돋구는 아이러니를 생각하며,
무언가 희생 뒤에 음식도 느낄 수 있는 절차 같습니다.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닐은 석쇠 소리가 감칠맛나게 들릴듯 하네요
평안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배 고프면 시끄럽게 떠들고 배 부르면 휴식, 오직 살만 찌워
언젠가는 석쇠 위에 올려질 운명이지요.
한 쪽은 음식, 한 쪽은 영양이 되는.... 약육강식! 어디 동물의 세계 분이겠습니까?
감사합니다. *^^
정석촌님의 댓글

석쇠에서 지르는
제발 부탁하오니 식혀 드시어요
열감 느끼는 순간에 묘방은 소주뿐이니까요 ㅎ ㅎ & &
일 병 추가는 피할 수 없겠지만요 ^^
석촌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역시 애주가 다운 말씀입니다.
술 몇 병이 필요할지는 끝나 봐야
알 일, 일배 입 배 부일배, ㅎㅎ 술맛 좋고...
감사합니다. *^^
양현주님의 댓글

돼지가 의인화 되어 슬프게 느껴지는 시로군요
꽃피지 못하고 죽은 초록의 숨들이
느껴집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돼지의 슬픔 위에서 인간의 기쁨은 피어납니다.
삼겹살 집 앞에서면 돼지들의 허기를 채우려는 아우성과
사람들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함께 불협화음으로 들려옵니다.
그 동안 돈을 무기로 약자를 능멸하던 인간들의 고질적인
병폐도 함께 느껴집니다. 감사합니다. 양현주 시인님! *^^
김태운님의 댓글

지글지글
석쇠구이
거기에 소주 한 말
가옷 더...
취하고 싶은 소리
밥을 잊은 소리
추영탑님의 댓글

소주 한 말가웃은 좀 과한 듯,
그냥 소주 한 박스만 하겠습니다. ㅎㅎ
한 번 잃어버린 소리는 다시 찾을 길이
없으니 소리까지 구워지는
돼지한테는 좀 미안 할 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