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로(木壚) 앞에서 /추영탑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목로(木壚) 앞에서 /추영탑
둘러서 있어도 술을 마시는 사람은 없다
누군가는 집에 놓고 온 우환을 마시고
또 누구는 들고 온 낡은 연애를 마시는데
주머니에 든 촉박한 독촉장을 마시려고
꺼내는 사람도 있다
안주도 못 되는 반라의 달력 속 여자는 이제
식상하다
신선하게 따뤄지는 맑은 물
문을 밀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어 따라 들어온
거리가 사람 무리를 보고 놀라 되돌아 나간다
이슬을 모으면 술이 될까
누구나 술을 잠시 보관할 곳간 하나씩 가지고 사는데
술은 모아 둘 수 없다고도 하고
뱃속에 들어가서 되살아 나 꿈틀거리는
만용이 된다고도 했다
붉은 백열등 하나 달빛으로 걸어놓고
제 것 저 마시는 이슬에 젖는 사람들
이슬이 참 맑기도 하다
목로(木壚) 앞에서, 목로(木路)를 더듬거리는
삿대 젓는 사공처럼 취기를 더듬거리는사람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5-11 11:39:46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정석촌님의 댓글

봄이 깔끔하게 씻어낸 빗물에
취한 반도 사천리가
권커니 자커니 상춘에 울긋불긋해집니다
추영탑시인님 거나해져도 무난한 휴일입니다
석촌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비에는 안 취해도 이슬에는 곧잘 취하더군요.
상춘지절에 이슬로 다가오는 취기라면, 요렇게 비오는 날엔
낮술 한 잔 생각납니다.
ㅎㅎ 석촌 시인님! 어쩌다 술이 되어버린 참이슬이라는 게 있답니다. *^^
김태운님의 댓글

참이슬 같은 생각
갑자기 목이 컬컬해집니다
목로 앞에서...
감사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제주에는 한라산인가 하는
술이 있지요?
몇 년 전에 제주도엣서 직접
가져온 술을 마셔 본적이 있지요.
감사합니다. *^^
은영숙님의 댓글

추영탑님
안녕 하십니까? 반갑고 반갑습니다
목로 주점에서 한 잔 하는 멋을 생각해 봅니다 술도 못 마시는 주제에.....
.
단 밤이슬 촉촉한 밤 연인들의 산책이 더 목로 보다 멋이 있을 것도 같네요
잘 읽고 갑니다
고운 밤 되시옵소서
추영 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