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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40회 작성일 22-06-2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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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다 


어디라도 바닥에 닿아야 들리는 목소리들

허술한 지붕일수록 힘주어 말하고

딱딱한 바닥일수록 액센트를 넣어서 또박또박

어둡고 습한 곳으로 합해져서 굵어지는 목소리,

맑은 날엔 깊은 골짜기나

얕은 개울가로 가야 들을 수 있는 목소리가

먹구름이 잔뜩 끼인 날은 안방에 누워서도 들린다

바다로 가면 이미 노래가 되어

끝없는 후렴구와 반복되는 멜로디에 실려버린

잠못 이루는 밤에는 조근조근 듣고 싶은 목소리들,

산과 들과 마을들을 에둘러 말하지 않고

하늘에서 내 서럽고 어둑한 저녁을 향해

곧바로 들려오는 목소리,


비가 개이면 한 뼘씩 하늘에 가까워지는

옥수숫대, 해바라기, 가지, 풋고추,

무화과, 수국, 방울토마토, 나팔꽃

그리고 그 푸름 축내고서야 사는 나,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7-01 11:30:33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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