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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가져온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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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우수리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80회 작성일 18-03-23 02:36

본문

 

봄이 가져온 것들

      

 

 

봄은 소소하다, 줄에 널린 하얀 빨래를 흔들고 있거나

계단 밑 어린 고양이의 졸린 눈을 들여다보거나 늘어진

바지춤 뒤로 삐어져 나온 뒷집 박 영감의 겨울 내복을

잡아당기는 잔소리꾼이다

봄은 참으로 소소하다. 누런 벽지 도배도 해야 하며

입고 나갈 옷 걱정에, 입맛 잃은 셋째아이 생각에,

시어머니 생일상 차릴, 이런 저런 생각들에 흔들리는

오지랖이 되기도 한다

 

봄은, 텁텁한 입에는 풋풋한 것이 제격이라며 은근히

아내 눈치 보게 하는 투정꾼이다

 

삼월의 봄은 나지막이

그러나 크레셴도(crescendo)*로 노래한다.

 

오늘도 살아있음은, 이런 것들에 담긴 콧노래가

나를 흥얼거리고 있다

2018.3.23 퇴고 

  

*점점 세게 연주하라는 말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3-27 09:32:02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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