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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사에 가 보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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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605회 작성일 18-02-2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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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사에 가 보았지


아무르박


숲에 들어서면
매듭을 풀지 못한 나무들의 굴절이
하늘을 받들고 있다
여린 가지마다 곧았던 마음들
변명은 또 다른 사유를 만들고 있었다
서로 다른 지문처럼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성장이라 해 두자
단지 그 하나의 이유로
어느 것 하나 똑같을 수 없는 나무들

산을 오르던 나무들의 그루터기에는
내면에 흐르는 강물이 있다
하향에 변곡점을 둔 큰 여울이란 말이다
오르면 오를수록 좁혀지는 뜻
비탈진 마음은 산이었지만
수평에 누워
뿌리마저 베어질 수 없는 논리는 베어진 선 목
남을 의식하지 않으면
논리의 비약이라 말하지 않는다

팔순의 노모가 자꾸 묻는다
여기가 어디냐
어머니 석모도, 모 아니면 도
그 이름의 뜻은 나도 모르겠다
그랜드 협곡을 다녀온 할아버지가 그래도 개년
요세미티 공원을 다녀온 할머니가 요새 미친년
그 뜻을 새겨들었을 뿐
함께 할 날들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이 좋은 봄날에 새기고 있다

보문사 절 마당에
새순이 오르지 않은 겨울 은행나무
400년의 세월이 고고하다
기념품 가게에는 돈 나무가 만원이라는데
팔십 평생을 살아온 어머니의 마음이
하회탈처럼 웃고 있다
얼굴에 그려진 동심원은 바다를 보고 있다

어머니, 이곳은 노을이 아름다운 곳이래요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3-05 09:47:40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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