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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 내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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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90회 작성일 18-01-26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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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 내간

   활연





   석탄 광부처럼 남자가 내 몸을 파낼 때 나는 고생대에서 잠들고 썩어왔던 것들을 떠올리는 중이었어. 나를 다 파낼까, 파다가 다시 묻을까. 검은 얼굴에 희디흰 이빨이 인상적이지만 남자가 답답한 갱도를 걸어나가며 내 비사를 한 바지랑이 지고 가다가 슬쩍 버린다는 걸 알아. 그 남자도 석탄기 사나운 짐승이었는지도 몰라. 오래도록 외롭다는 까끌한 감정이 누적된 진폐를 앓겠지.

   기담이라는 마을엔 기담이 살까. 담은 설은 풍족해, 다 먹어치우기 힘들어. 우린 이야기에 둥둥 떠다니잖우. 우리가 버려둔 것을 잊으려 각자의 각도로 서로 겨누기도 하고 등허리 땀을 핥기도 하지만 냉화와 잡기쯤으로 그 밤은 묻힐 거야. 언니는 담벼락 기어오르다가 장미 냄새를 맡곤 하지만 가시에 찔린 냄새에 질려 있지만,

   언니의 폐광엔 눈먼 물고기 모여 살고 얼음 이전의 물들이 부푼 결정을 어쩌지 못해 얼음송곳 서로 찌르기도 하겠지. 얼음이 평평해지는 건 가시들이 겹쳐서 파묻힌 걸 거야. 나는 불야성에 깃들며 이 시대의 종족들이 쓸쓸해하던 먼지도 언젠가 깜깜한 갱도를 걸어 나오겠구나 하지. 언니의 슬픔은 편년체로 가고 나는 수언이나 야승이나 광사로 갈 거야.

   녹슨 철길에 서 있으면 꽃잎은 고갤 젖히고 갈바람 불곤 하지. 그림자가 철로에 서서 기우뚱거리기도 해. 철로를 딛고 잠시 무쇠처럼 서 있는 순간을 위해, 마음의 허구를 기록할 백지를 떠메고 가서 푸른 이파리 출렁거리며 무성했던 여름을 기억하려 하겠지.

   빗물이 마른 바닥으로 아무 주저 없이 뛰어내리고 있어.
   그렇게 살을 쓰나 봐.
   물방울 편지는 물 위에 적고,
   나뭇잎 우표 붙이고.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2-05 12:03:54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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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동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간체라 하여 쉽게 읽다가는 담쟁이 넝쿨에 친친 감켜 숨도 못 쉴 듯.
갱을 다 빠져나온 사람들 가슴엔 폐광 하나씩 있다면서요.
녹슨 곡괭이 옆으론 모로 눕기 시작하던 꽃들이 높새 타고 떠나기도 했다는데
검정이 싫어 불야를 밀어넣으면 대박이 터지기도 한다는...

역시 창은 활연사 절창이 쵝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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