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밖에는 목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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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에는 목련/하올로
숟가락이 휘어졌을 뿐이다
누룽지 바닥을 긁다 숟가락이 휘어졌을 뿐이다
휘어진 숟가락을 바라보았을 뿐이다
검은 바닥을 내려다보았을 뿐이다
고개를 들었을 뿐이다
그리고 굵은 침을 삼켰을 뿐이다
일어나서 물을 찾아 한 잔 마셨을 뿐이다
바닥이 만든 곡선을 쓰다듬었을 뿐이다
곡선의 임계점에서 손이 멈췄을 뿐이다
잠시 휘어진 시간의 뒷등이 돌아서길 기다렸을 뿐이다
가슴 속에 하얗게 부풀어 오른 것이 가라앉길 기다렸을 뿐이다
[이 게시물은 시세상운영자님에 의해 2017-12-22 15:39:32 시로 여는 세상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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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공덕수님의 댓글

참, 좋을 뿐이다.
헉, 다른 시들도.....
이명윤님의 댓글

목련의 이미지가 행간속에서 살아 있네요,
1,4연이 특히 빛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