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13】누구나 지지랑물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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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지지랑물이 되어
후차다닌다
가만있다가는 숨이 멎을 것이므로
새벽부터 활어 실은 물차는
산소통 달고 서울로 가고
갯강구들 벼랑을 발발거린다
까짓것, 엄마든 아빠든 없으면 어때?
살면서 상한가 한번 못 쳤다지만
아무렴 죽어서야 어디
"해- 행님아 울옴마 이- 이혼하고 갔어
지-베 드가기 시- 싫어"
비리고 비린 생이 참 모질기도 하지
상괭이 먹이 안 되려고
떼 지어 태평양 끝까지라도 가야하는 멸치라니
그토록 살길인 줄 알고 파고를 넘어도
그물에 걸려 몽땅 죽기도 하니
이 세상 목이란 언제 달아날지 모른다
밤바다에 불빛이 빠졌다
물에 빠졌어도 본색은 본색
그러나 어쩌다 불의 몸짓은 불안할까
동생이 탈 버스가 한참 말 없이
쩔뚝거리다가 조금 침을 흘렸다
바람이 달을 쌀랑쌀랑 식히는 입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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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고나plm님의 댓글

늘 느끼는 거지만, 시인님의 시는 그다지 치장하지 않고도
묘한 맛을 주는 군요
맛이나는 군요
간혹 묘사어에 틈뻥빠지기도 하지만, 이야기와 그림이 캡처되는
맛있는 시 한 편 즐겨읽는 주말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