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뒷모습 > 우수창작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우수창작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우수창작시

     (관리자 전용)

☞ 舊. 우수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창작의향기 게시판에 올라온 미등단작가의 작품중에서 선정되며,

 월단위 우수작 및 연말 시마을문학상 선정대상이 됩니다

우수 창작시 등록을 원하지 않는 경우 '창작의 향기' 운영자에게 쪽지를 주세요^^

(우수 창작시에 옮겨진 작품도 퇴고 및 수정이 가능합니다)


나무의 뒷모습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35회 작성일 17-11-20 10:18

본문

한번도 어디론가 떠나 본 적이 없어, 나무는 뒷모습이 없다.

 

엎혀라!

앞모습의 짐을 지려고 주저 앉힌 뒷모습, 남자는 제대로된 뒷 모습 한 벌 정도는 있어야 한다며 내가 눈물 콧물로 아버지의 뒷모습에 그려놓은 앞모습을 드라이 크리닝하러 가는 엄마의 뒷모습에는 수백개의 앞모습들이 보풀로 맺혀 있었다. 오늘이였던 별에게 등질 뒷모습이 없어

눕지도 못하는 나무에게는 떠나갈 내일이 없다. 바람이 감았던 눈을 뜨기만 해도 화르르 깨어나는 수만장의 얼굴들이 한결 같은 표정으로 바람을 몰아 내고는 시계추처럼 제자리로 돌아와 두런두런 속삭이는 말들이 금간 새의 알 속으로 스며들었다. 밤새 물병 자리 별들에게서 한 잎 한 잎 물을 받아 세수를 하는 아침이 금새 마르고, 헤아릴 수 없는 앞모습을 드러낼 햇빛이 주식인 잎새들의 배는 항상 등과 붙어 있고, 시간이 흐를수록 예리해져 가는 돌도끼처럼 달이 자주 치는 가지를 붙들고 새들이 앉아 주문을 발랐다. 앞만 보고, 앞모습만으로 산다는 것은 온 세상과 맞장을 뜨는 일, 제 자리 지키는 일이 남의 자리 지켜 주는 일이라며, 선자리에 반쯤이나 흰 뼈를 묻으며 서 있는 나무가 단벌의 뒷모습을 꺼내입었던 날,

 

한 켜 한 켜 톱날이 지나간 단면들, 한번 떠난 나무는 뒷모습으로만 살아간다. 밥을 차리면 식탁이 되고, 책을 펼치면 책상, 등을 깔고 누우면 우드륨이 되는, 나무의 나이테는 한 권 한 권 둘둘 말아 내면에 숨긴 나무의 뒷모습들, 그 밤 저 만큼 가다 돌이켜 온 골목길 가로등 불빛이 모여 나이테의 내용을 밝히는 것이다.

[이 게시물은 시세상운영자님에 의해 2017-11-23 09:32:23 시로 여는 세상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6,151건 45 페이지
우수창작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071
음악한권 댓글+ 5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0 0 12-10
3070
그릇 댓글+ 5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1 0 12-10
3069
나무 댓글+ 2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4 0 12-10
3068
방파제에서 댓글+ 6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4 0 12-10
3067 미스터한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6 0 12-08
3066
십삼월 댓글+ 5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6 0 12-07
3065
기어 댓글+ 4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3 0 12-06
3064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6 0 12-06
3063
무제 댓글+ 6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8 0 12-06
3062
고해 하다 댓글+ 4
잡초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4 0 12-06
3061
G299 외곽 댓글+ 4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2 0 12-06
3060 선암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8 0 12-06
3059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0 0 12-05
3058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4 0 12-05
3057
얼음 계단 댓글+ 15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6 0 12-04
3056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4 0 12-04
3055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1 0 12-03
3054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5 0 12-03
3053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2 0 12-01
3052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2 0 12-01
3051 아짜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9 0 11-30
3050 야생마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1 0 11-28
3049 아짜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0 0 11-28
3048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4 0 11-26
3047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6 0 11-26
3046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3 0 11-25
3045 풍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6 0 11-25
3044
불면 댓글+ 1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3 0 11-25
3043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7 0 11-24
3042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3 0 11-23
3041 잡초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0 0 11-23
3040 터모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0 0 11-22
3039
굴절된 인격 댓글+ 2
그로리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2 0 11-22
3038
촉슬 댓글+ 2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7 0 11-22
3037
파리지앵 댓글+ 2
터모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0 0 11-22
3036 테오도로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2 0 11-22
3035 터모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1 0 11-21
3034
풍경 한 장 댓글+ 2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7 0 11-21
3033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0 0 11-21
3032 이주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9 0 11-20
열람중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6 0 11-20
3030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9 0 11-20
3029 공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0 0 11-20
3028
감전사 댓글+ 3
터모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0 0 11-20
3027
저무는 소리 댓글+ 10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7 0 11-19
3026 터모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0 0 11-19
3025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8 0 11-19
3024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4 0 11-18
3023 터모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4 0 11-18
3022 동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9 0 11-17
3021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2 0 11-17
3020
나의 24時 댓글+ 3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8 0 11-17
3019
별나라 찻집 댓글+ 8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4 0 11-17
3018 터모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2 0 11-17
3017 테오도로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4 0 11-17
3016 터모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6 0 11-16
3015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0 0 11-16
3014 徐승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6 0 11-14
3013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3 0 11-12
3012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7 0 11-11
3011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9 0 11-11
3010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1 0 11-11
3009 목조주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5 0 11-10
3008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1 0 11-10
3007 하늘은쪽빛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7 0 11-10
3006 한드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9 0 11-10
3005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1 0 11-09
3004 민낯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2 0 11-09
3003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8 0 11-08
3002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4 0 11-0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