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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찻길 옆 오막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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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970회 작성일 17-12-05 13:50

본문


    찻길 옆 오막살이

           활연





    귓속으로 기차가 간다
    수평선 그으며 너덧 량 구절양장을 편다

    나는 빌딩숲에 누워
    요즘 부쩍 기립하지 않는 청춘을 호명하다가
    오지로 가는 노루잠을 놓친다

    기적汽笛이 옮기는 기적은 없으니까
    천장엔 화차들이 덜컹거리고

    늙은 청춘이 흔들린다

    밤의 정거장들은 기찻길 옆 꽃잎을 따 덮는다

    메텔의 머리칼처럼 흩날리는
    유령이 목책을 흔든다

    기찻길 옆 오막살이
    스무 마리 양들이 고요해진다





[이 게시물은 시세상운영자님에 의해 2017-12-11 10:13:43 시로 여는 세상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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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 귓속으로 기차가 간다"

이 한 구절만으로도 이 시는 할 말은 다 했다는 느낌

오늘의 물질문명은 예상보다 급속도로 진전되고
세계 또는 각각의 집단 (특히 직장 같은 것)은
우리에게 고유의 인간적 품격은 몽땅 제치고, 획일화된 인격을 요구하고 있죠

즉, 인간의 규격화. 기계화 .상품화가 그것일 터 - 단지,액면가 얼마 짜리
- 소득 연봉으로 인간의 존재가치가 결정되는 시대

이러한 시대에 시가 인간회복을 위한 도구가 되지 말란 법은 없을 것

아, 귓가에 머무는 아련한 기적 소리..

설령, 그런 기적 汽笛의 기적 奇跡은 없더라도

우리 모두, 한때 아름다웠던 인간의 기억을
소환해 보자

"기차길 옆 오막살이
스무 마리 양들이 고요해진다"

더불어 저도 세상살이 핏발 선 모습 내려놓고, 모처럼 고요해집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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