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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백 향에 물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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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63회 작성일 17-10-19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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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백 향에 물들다


아무르박


딱따구리가 나무를 쫀다

부리로 전해오는
편백에 숨은 애벌레의 미동을
딱따구리만 아는 일

딱따구리가 떠나간 둥지에
하늘다람쥐가 산다
하늘다람쥐가 떠나간 둥지에
동고비 가족이 세들어 산다
어느 것 하나도 내 것일 수 없는

편백은 풀 한 포기 허락하지 않아도
부리로 쪼는 이들을 내치지 않았다
가슴으로 이야기 하고 싶은 이들에게
숲길을 열어주었다

속이 썩어야
비로소 자신을 돌아보는 어리석은 사람이라
욕하지 않았다

거저 한 아름의 나무라서
두 팔을 벌리면 그도 한 아름의 나무라서
우리는 숲에 머물면
비로소 숲이 되는 것이라서











[이 게시물은 시세상운영자님에 의해 2017-10-23 12:48:06 시로 여는 세상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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