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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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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봄*가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18회 작성일 17-11-04 06:50

본문

                                새우잠

                                                        봄*가을

 

전주천변

해도 아직 산이불을 걷어내지 못한 시간

농작물들이 세수도 안한 모습으로 자리를 잡는다.

 

진안에서 캐온 무농약 배추

며느리가 망으로 딴 자연 홍시

물 속 추위를 견디며 잡은 다슬기

시장바구니에 넣고 걷다보니

할머니 옆구리에 기대 새우잠 자는 어린 손녀

빈 벌판에 내리는 눈송이처럼 가슴에 훅 들어온다

 

갑자기 느끼는 한기는

손녀딸의 감기를 걱정해서일까?

알 수 없는 먹먹한 사연을 상상해서일까?

 

백일장의 시제같은 청국장을

할머니께 건내받고 뒤를 자꾸 돌아본다

장터를 두세번 서성서성

눈송이 손녀는 깰 줄을 모른다

 

돌아오는길

눈이 마주치면 주고싶었던 종이 지폐가

주머니에서 자꾸 칭얼거린다

 

                                  

[이 게시물은 시세상운영자님에 의해 2017-11-09 20:31:33 시로 여는 세상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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