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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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전차
저녁을 밀고 오는 끝이라는 말
이제 그만 쉬고 싶어
길을 멈추는 종점 같은 말
고개를 숙인 채
술잔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사람과
거리는 그림 속처럼 텅 비어 있다
혼잣말 속으로 스며드는 어두운 표정
저녁하늘엔 오래된 나무전차가 지나가고
찬 바람은 회오리친다
꼬마야 너에게 물을 주던 아저씨는 어디에 있니?
그리운 이름들은 만취한 사내의 속도다
부서지고 깨지고 찌그러진 채 연기를 피워 올린다
길게 경적을 울린다
두 사람의 시간이 붉게 젖는 서쪽
길에 서 있는 자의 흔들리는 눈빛 속으로
나무전차가 들어온다
나무전차에서 그들이 내린다
끝이라는 말들이
끝이라는 말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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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선재도님의 댓글

접속하면 읽을만한 좋은시가 있어서
가끔 시마을을 찾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