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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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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162회 작성일 17-07-12 08:17

본문


뭐라도 찢어 흔드는 일만이 희망인 섬에 표류 된 밤,
너는 실낱 같은 희망에 불을 붙이고 불꽃을 흔들고 있다

찬란한 태양은 그 찬란함으로 눈을 피하는데
너는 겨우 한 밤
눈 감으면 꺼져버리는 내 작은 동공의 불꽃이 되려고
온 몸에 기름을 끼얹고 죽어가고 있다

바람이 휘파람을 불던 입술로 맹독을 머금고 키스를 하며
어둠의 편으로 불어가면
쥐약 먹은 고양이처럼 발작 하다 연기를 토하며 죽어가는,

꽃의 일대기를 유리관 속에 안치하고
꽃의 수의 같은 차가운 빛으로 밝아져,
나 또한 하늘 공원 조화처럼 영원해지려고
순간의 뜨거움을 끄느라 벽을 더듬었나니,

흙처럼 포실포실한 어둠을 방안 가득 채우고
한 그루 불의 묘목을 심고
성냥개비 속에서 우화한 나비를 꺼내어 꽃을 피운다
콧김으로도 끄는 저 불빛에 무게가 있었던가?
불빛의 무게로 짓물러버린 살이 움푹 패이고
둥근 골단을 드러내며 툭툭 불거지는 하얀 근육들


오늘 밤 너는 너의 날개 가루에 눈이 멀어버린 나방!
바람아! 불꽃의 손을 끌어 플라밍고를 추어라


머나먼 태양보다 곁에 있는 네가 더 뜨겁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7-16 04:11:57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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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람이...어둠의 편으로 불어가면
쥐약 먹은 고양이처럼 발작 하다 연기를 토하며 죽어가는///

금세 꺼져버릴 것만 같은 불안감에 사로잡힙니다
하얀 제 살을 살라 녹여버리는 뜨거운 생각은
빨리 꺼져 시원해졌으면하는 요즘입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공덕수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뭐 뜨거운 날은 뜨겁게 살고, 추운 날은 시리게 살고, 서러운 날은 서럽게 살고,
이도 저도 아닌 날엔 그냥 살고, 죽지 못해 사는 날은 죽지 못해서도 살고,
ㅋㅋ 김 태운 시인님! 감솨 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창동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콧김으로도 끄는 저 불빛에 무게가 있었던가?
불빛의 무게로 짓물러버린 살이 움푹 패이고
둥근 골단을 드러내며 툭툭 불거지는 하얀 근육들

크으..
오래 생각하게 해주시네요
무더위를 시원하게 밝힐 촛불같아
한참 머물다 갑니다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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