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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해피 포인트

 

이영균

 

 

가까스로 중심 지탱하며 버텨내던 여 복서

경기 끝의 종 울리자 무너진다

 

가파른 판자촌 그늘 깊은 뒷방

병들어 먼저 무너져 말라붙은 아버지

쓰러져가는 살림의 주춧돌 괴느라

바동거리는 어머니

모두 벼랑 끝 거미줄일망정 부여잡고

안간힘으로 견뎌내야 하는데

설상가상 재개발에 판잣집 철거될 운명

위태로운 비탈에 피는 철없어

새 같은 자유로운 아이들

옴치고 뛰어 봤자 판자촌이고

다시 봤자 놀이터는 언덕길뿐인데

멋모르는 아이들 해맑아 더욱 안타깝다

여 복서는 챔피언이 되어

귀 떨어진 집들이며 아이들

중심 잡아 주려 애쓰길

저녁녘 중심 잡고 선, 돌탑 닮아

링 위에 다시 우뚝 서는

투혼 굳다

 

그때도 희망 여전히 검푸른 하늘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6-20 09:15:28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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