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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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선
나는 고요함의 주인입니다 나는 바람의 쉼터입니다 나는 새들의 정거장입니다
내 안에 있던 바다는 어디론가 지금 떠나갔습니다. 돌아온다는 약속을 한 적 없었습니다.
나의 골격은 뿌리를 찾아 가고 있습니다
그 길을 찾기 위해 대서양을 누비며 이 몸 누일 곳을 찾아다녔습니다.
내 몸에 흐르는 생의 전류는 꺼졌지만 나는 바다를 보았습니다.
바다의 숨결에 나의 호흡도 수시로 변해 갔습니다.
잔잔했던 날보다 폭풍 속에서 더 단단하게 바다를 붙들었습니다.
구순 노인의 눈을 닮은 시간들은 이제야 바다에게 말을 걸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서로 부비고 살았던 그곳도 잠시 나의 몸에 기대어 쉬어가려 합니다.
철얼썩 거리는 노래 한 소절 풀어 놓습니다
나는 움직이지 않아도 움직이는 중심에 있게 되었습니다.
움직일 때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낍니다.
나는 나의 몸 깊숙이 들어왔던 바다에게 돌아갑니다.
천천히, 천천히
응어리진 가슴 풀어놓고 가려고 합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6-29 08:55:16 창작시에서 복사 됨]댓글목록
하얀풍경님의 댓글

자기 자신의 안좋았던 것들을 풀어놓고 바다에 돌아간다
시인의 마음에 바다의 깊이가 어느정도 이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해봤는데요
너무 깊게는 들어가면 자신도모르게 그 깊이에 무서움을 느낄수 있을것 갔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할것같네요.
응어리진 것들이 자연스레 풀려졌으면 하는 바랍입니다
깊은시 속에 잠깐이나마 들여다보고 갑니다.
육손님의 댓글

훌륭한 시입니다.
제목이 폐선 이지요.
제목과 시 전체가 수작입니다.
초보운전대리님의 시심이 이토록 대단하신지 이 시를 보고 깨달았습니다.
수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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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운전대리님의 댓글

낚시를 하러 어느 섬에 가보면 낡은 폐선을 볼때가 있습니다 그것을 보고 깊은 생각에 빠져 어떻게 적어보나 하면서 적어본 글입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