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럭이 뜰채에게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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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럭이 뜰채에게 /秋影塔
어망을 넘어 어선을 넘어 활어운송
차량을 넘어 이곳 수족관 구치소까지 왔는데
그물눈 치켜뜨고
목숨줄 들고 오가는 바퀴 없는 뜰채여,
그런데 나는 무슨 죄목으로 여기 갇혀서
한 번도 감지 못한 눈, 뜰채에 박힌 못이
되었나요?
수조에서 도마까지 잘 닦인 길, 허공이
너무 번들거리네요
뜰 때 살아있던 목숨, 내려놓는 순간
파닥이는 숨결은 제 몸뚱이도 못 본 채 떠나는데
산 목숨 데려다 죽음으로 접시에 올리는
칼보다 무서운 뜰채여,
노을이 스며들던 수족관을 지나 형광등
활짝 피는 어스름도 지나
왁자지껄 소주 한 잔으로 살점 헹구는 사람들의
시선은 넘지 못하는 목숨 하나
저 세상으로 가는 막차로 다가오는 뜰채여,
당신이 데려가는
내 ‘목숨’은 누구의 것인가요?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5-18 20:23:08 창작시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힐링님의 댓글

아마도 도시의 풍경 속에서 수족관을 앞을 지나가도
마주치는 그들의 운명! 바다가 아닌 뜰채에 벗어날 수 없는
갇힘의 길을 응시하는 눈빛에
갈등의 촉수를 내밀하게 그려내어 긴장감을 안겨줍니다.
치열한 죽음과의 사투!
술 한 잔 앞에서 장렬하다 할 수 없지만
죽음을 받아들여 헌사 하는 물고기들의
한 생을 수묵화로 그려내어 펼쳐보이니 만감이 밀려옵니다.
추영탑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

횟집에 들어서자마자 주인은 뜰채
먼저 들고 나섭니다. 물고기들이 말을
할 수 있다면, 생각이라도 할 수 있다면
아마 이런 생각들을 하지 않을까 합니다.
한쪽의 눈물이 한쪽의 즐거움이 되는
횟집 풍경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힐링 시인님! *^^
책벌레09님의 댓글

간결한 언어가 좋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추영탑님의 댓글

ㅎㅎ!
간결한 방문 글도 좋아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오후 보내십시오. *^^
두무지님의 댓글

뜰채가 저승 길 매개체처럼 느껴집니다.
산채로 뜰채에 실려가는 순간 운명이 바뀌는
활어들의 삶이나, 어느날 뜰채에 살려가는
인간의 운명이 묘하게 맞아 떨어지는군요.
에이! 그런 생각 접고 앞으로 백년만 더 삽시다
건필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글쎄요.
무슨 죄목으로 붙들려와 생목숨을
바치는지 어찌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깝긴
한데, 인간의 먹거리가 되기 위해 태어난 듯
하니, 참···
사는 대로 살아보고 백년 후에 다시
만나 오늘을 이야기 하십시다. ㅎㅎ
감사합니다. 두무지 시인님! *^^
은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님
안녕 하십니까? 방가 반갑습니다 우리 시인님!
수족관에 갇힌 우럭의 일생을 리얼하게 묘사한 명시
한편에 갈채를 보냅니다
헌데 어찌 이리 내마음이 시리고 아파올까요 ?
마치 수술대에 올려놓은 인간을 보는 듯 눈물 나요 눈물나요 ,,,,,,
우창방에 특선으로 초대 받을 것 같습니다
그땐 내게도 한잔 사 주이소 라떼를 ......
잘 감상 하고 갑니다
내가 여독이 풀리면 시인님 시 공장 급습 하려고 생각 합니다
잘 지키세요 ㅎㅎ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즐거운 한 주 되시옵소서
추영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제주도 여행이니 그 거리만큼 여독도
오래 가나보죠.
회 먹을 때면 생각나는 어떤 여인이 있습니다. 함께였으면 참 좋겠다 하는 생각.
ㅎㅎ
수족관의 활어들 생각을 하면 생선회를
안 먹어야 하는데... 안 먹을 수는 없고···
우창방은 생각 밖입이다. 그냥 취미로
쓰는 글인데요. 뭘···
감사합니다. 은영숙 시인님! *^^